오비맥주가 주세법 개정이 무산된 데 대응해 발포주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발포주 제품의 판매로 카스 맥주의 수요가 잠식당할 수도 있어 전체 맥주 판매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발포주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이름, 가격 등을 결정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 제조공법에 맥아 등 원료의 비중을 달리한 것인데 원가는 줄이면서도 맛은 일반 맥주와 차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발포주 제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가정용 제품만 출시할지 유흥용 제품을 내놓을지 등 세부사항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국내 공장에서 이미 발포주 제조법이나 생산체계 등을 갖춰놓고 있다.
오비맥주가 수입 맥주의 ‘4캔에 1만 원’ 등 가격공세에 대응해 맥주 판매를 방어하기 위해 발포주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주류업계는 보고 있다.
현행 주세법상 발포주는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구분되기 때문에 30% 주세율을 적용받는다. 주세율이 맥주보다 42%포인트 낮아 발포주를 맥주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 있다.
오비맥주 등 맥주회사들은 주세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수입 맥주의 가격공세를 지속적으로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주세법이 종가제체계에서 종량제체계로 바뀌면 수입 맥주 대부분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세법 개정안이 2018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산 맥주보다 낮은 가격에 계속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오비맥주가 새 발포주를 내세워 맥주 판매를 방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 발포주가 카스 맥주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어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그동안 카스 맥주의 수요를 잠식당할 수 있어 발포주 출시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새 발포주 가격을 카스 맥주보다 낮게 책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발포주와 맥주가 맛이 비슷한 만큼 카스를 선택했던 소비자들이 새 발포주를 선택할 수 있다.
오비맥주는 발포주를 놓고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경쟁해야 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내놓고 국내 발포주 시장을 선점했다. 올해 4월에는 새 필라이트 제품을 내놓는 등 발포주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맥주로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지만 수입 맥주의 입지가 갈수록 넓어져 카스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이마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에서 국산 맥주가 맥주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1%를 보였는데 판매 비중이 2016년보다 7.5%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수입 맥주의 판매 비중은 50.9%로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