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맥주부문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수입 맥주 제품군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수입 맥주 유통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을 세웠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와 맥스, 스타우트 등 국산 맥주와 참이슬 등 소주를 국내에서 생산·공급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맥주와 와인, 위스키 등을 들여와 유통한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싱하, 크로넨버그 1664 블랑, 투이즈 엑스트라드라이, 포엑스 골드 등 맥주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올해 들어 덴마크 맥주회사인 칼스버그로부터 서머스비를 들여와 수입 맥주 상품군을 늘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해외 여러 나라의 대표 맥주를 선별 작업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입 맥주 상품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안에 주세법 개정을 포함하지 않은 점을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다.
애초 하이트진로는 주세법에 종량제체계가 도입되면 하이트 등 국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주세법에 종량세체계를 도입하면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가 같은 리터당 주세를 적용받게 되는 만큼 국산 맥주의 세금 부담이 줄고 수입 맥주의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주류업계는 바라봤다.
하지만 정부에서 주세법 개정을 무기한 연기한 만큼 수입 맥주의 가격 공세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현행 주세법은 국산 주류에 원재료 비용과 인건비, 판매관리비, 이윤 등까지 포함한 가격을 원가로 계산해 세금을 매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윤이 늘어나면 세금도 늘어나는 셈이다.
수입 주류에는 수입회사가 신고한 수입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붙인 뒤 주세를 부과한다. 수입 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판매가격을 국산 주류보다 낮게 책정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 등 발포주로 맥주 매출을 계속 방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 만큼 결국 수입 맥주 상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오비맥주가 국내 발포주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만큼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발포주 수요를 오비맥주에 잠식당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 맥주 판매를 방어하는 일이 시급하다. 하이트나 맥스 등 국산 맥주의 판매 부진으로 맥주부문 수익에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하이트 등 일반 맥주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2.9% 줄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수입 맥주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9% 늘어났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올해 2분기 필라이트와 수입 맥주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하이트나 맥스 등 국산 맥주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맥주부문 수익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4374억 원, 영업이익 24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4%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