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8-07 15: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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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가 알뜰폰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통신3사의 요금제 개편에 대응하는 동시에 인수합병시장에서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 변동식 CJ헬로 대표이사.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CJ헬로가 최근 이통3사와 차별화된 요금제를 연이어 내놓으며 알뜰폰 가입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CJ헬로는 이날 BGF리테일과 손잡고 편의점에서 파는 알뜰폰 요금제 내놨고 2일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과 KT 등은 최근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요금을 내리는 방향의 요금제 개편을 실시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CJ헬로가 새로 내놓은 요금제는 모두 월 2만 원대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가 월 3만3천 원에 각각 1.2GB, 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 게다가 편의점, 게임업체 등 소비자의 접근이 쉬운 생활밀착형 제휴를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특징도 있다.
CJ헬로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알뜰폰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6월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782만5천 명으로 2017년 6월보다 8.7% 늘었다. 같은 기간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도 11.68%에서 12.17%로 증가했다.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업계 1위인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 수도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헬로가 2분기에 알뜰폰사업에서 매출 772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이 2017년 2분기보다 20.43%, 올해 1분기보다 5.6%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CJ헬로의 새 요금제는 가입자 확보에 효과적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통신비를 연이어 인하하고 알뜰폰업체들의 마케팅 출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CJ헬로도 알뜰폰사업에서 가입자와 매출은 늘지만 수익을 줄어드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헬로가 수익성보다 가입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CJ헬로는 현재 유료방송회사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료방송합산 규제가 일몰되면서 이통3사의 케이블TV 인수합병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CJ헬로가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면 기업가치는 가입자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알뜰폰 가입자는 방송 가입자보다 가입자당 월 평균매출(ARPU)이 높다. 이 때문에 알뜰폰 가입자는 인수합병을 앞두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 알뜰폰 가입자 수는 1분기 기준 85만7천 명으로 가입자당 월 평균매출은 2만910원이다. 방송 가입자의 월 평균매출이 7487원이란 점과 비교했을 때 알뜰폰 가입자 한명의 가치가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CJ헬로가 알뜰폰 가입자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통신사에게는 더 매력적 매물로 부각될 것”이라며 “CJ헬로가 최근 새로운 요금제를 통해 공격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선 것은 인수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