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일 처음으로 시작된 사내벤처 프로그램 하이게러지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을 지닌 기업을 직접 만들어 키울 계획을 세웠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SK하이닉스는 9월초까지 접수를 받고 심사를 통과한 사업안에 11월부터 현금 최대 2억 원, 회사 공간 제공, 외부 벤처 전문가의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SK하이닉스의 하이게러지 프로그램은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삼성의 'C랩', 현대자동차의 '벤처플라자' 등 다른 기업들이 운영 중인 사내벤처 프로그램과 뚜렷이 구별된다.
모집분야에서도 SK하이닉스의 지향점이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하이게러지에서 모집하는 아이디어의 분야의 제한을 없앴다. 대신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대부분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원래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 한정해서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이 기업의 새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사내벤처 육성에 사회적 가치라는 새로운 틀을 적용한 것은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자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하이게러지 프로그램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데서 직접 만드는 것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기업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직원들의 참여를 적극 이끌어내기 위한 안전장치도 추가했다.
창업을 하기 위해 SK하이닉스를 퇴사한 임직원이 사업에 실패한다면 복잡한 절차 없이 다시 SK하이닉스의 직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최 회장의 지론을 반영한 셈이다.
최 회장은 2015년 카이스트에서 열린 '청년 사회적기업가 이야기' 행사에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며 "실패를 먹고 살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래 전부터 사회적기업 육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50억 원 규모의 민간 펀드를 조성했고 2014년에는 보수 전액(187억 원)을 사회적기업 관련 분야에 기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런 의지에 따라 SK그룹은 여러 사회적기업을 앞장서서 지원하고 있다. 산불로 파괴된 산림을 복원하는 '트리 플래닛', 직원 대부분을 경력단절여성으로 고용해 가죽시트, 안전벨트 등 자동차 부산물을 활용하여 가방으로 만드는 '모어댄'등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