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국토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1%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고민이 깊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국토교통부와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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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4월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 은행연합회의 기준금리인 코픽스 금리(2%대)보다 낮은 1%대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을 통해 이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출은 은행이 무주택자에게 7년 동안 1%대 초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7년 후에 집값이 오르면 매매차익을 대출자와 나누는 방식이다.
은행은 2%대에 자금을 빌려 1%대에 대출을 해주는 만큼 7년 동안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은행 입장에서 7년 뒤 손해를 만회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대출상품이라기보다 투자상품에 가깝다.
우리은행으로서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물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높다. 여당 안에서도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9일 이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된다”며 “추후 집값하락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국토부와 이 주택담보대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먼저 제안해와 주거안정이라는 정책 당위성 차원에서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현재 국토부와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낙관하지 못해 집값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주택보증보험에 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택담보대출은 손실이 날 가능성이 큰 상품”이라며 “집값이 떨어지는 정도가 더 커진다면 우리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외에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며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상품의 수익성에 대해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심사를 통해 해당주택의 적격성을 심사할 것”이라며 “보증기관의 위험이 있지만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