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질 기술 '퀀텀닷'으로 프리미엄 TV시장 수성을 자신해왔다.
김 사장은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QLEDTV 등 퀀텀닷 기반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판매 확대에 주력해 왔지만 아직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를 포함한 경쟁사의 올레드TV가 프리미엄시장에서 기술력 우위를 인정받으면서 수요를 빠르게 잠식해 삼성전자 TV사업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TV와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에서 매출 10조4천억 원, 영업이익 5100억 원을 냈다고 31일 밝혔다.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매출은 약 6조 원을 차지했다.
2014년 2분기까지 8조 원대를 넘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매출은 이후 4년 연속으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TV사업 영업이익 규모도 이 기간에 계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결국 '반전카드'로 삼성전자의 올레드TV 출시를 포함한 다양한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QLEDTV와 신기술인 마이크로LED TV로 '투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는 사업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31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V 경쟁력 강화를 위해 퀀텀닷 올레드(QD-OLED) 기술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해 적기에 제품화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QD-OLED는 대형 올레드패널에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계속 부인해 왔던 올레드TV 개발과 출시 가능성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퀀텀닷 올레드TV 출시를 준비중이라는 관측이 그동안 증권가와 시장조사기관에서 이어졌지만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반 TV에 집중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에 올레드TV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점을 볼 때 이른 시일에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퀀텀닷 올레드TV는 그동안 김 사장이 주도해 온 TV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를 모두 집약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 올레드패널은 청색광을 적색과 녹색으로 분리해 3원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백색광을 청색과 적색, 녹색으로 분리하는 LG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보다 8K급 고화질 패널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고 더 선명한 색을 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뛰어난 화질과 전력효율, 얇은 두께 등 올레드TV의 장점을 모두 갖추면서도 퀀텀닷 기술로 화질을 더욱 개선한 제품을 선보여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증명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 삼성전자가 2012년 공개한 올레드 TV. |
김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때부터 개발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 퀀텀닷 기술의 성공에 강력한 자신감을 보여 왔지만 올레드TV의 시장성도 확신하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2012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TV를 선보일 때 김 사장은 "최소 2~3년 뒤면 올레드TV가 LCDTV를 대체하는 주류로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높은 생산 원가 등 현실적 이유로 약 1년만에 올레드TV 출시를 포기하면서 김 사장은 아쉬움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퀀텀닷 올레드TV 출시는 김 사장이 이런 아쉬움을 극복할 계기가 되는 동시에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력 회복을 추진할 강력한 승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퀀텀닷 올레드 디스플레이 개발은 미래의 방향성 차원에서 언급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 사업화 계획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