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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권영수에게 힘 실어 LG그룹의 '보수적 경영' 바꾼다

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 2018-07-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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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보수적 경영기조가 강한 LG그룹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29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이 LG 대표이사에 권 부회장을 선임하기로 하면서 LG그룹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광모</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영수</a>에게 힘 실어 LG그룹의 '보수적 경영' 바꾼다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회장.

구 회장은 취임한 지 3주 만에 권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이 일반적으로 연말에 임원 인사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 부회장이 구 회장을 보좌할 것이란 관측을 뒤엎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놀랍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 부회장은 오랜 기간 구본무 전 LG 회장을 보필해온 만큼 '구광모 회장체제'의 안착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권 부회장이 LG그룹의 보수적 경영 기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이 LG그룹 부회장 가운데 가장 공격적 경영 방식을 지닌 인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LG전자 재경팀 대리로 재직하던 시절 권 부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만큼 개인적 인연도 깊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을 당시 꾸준히 CJ헬로, 딜라이브 등 케이블TV사업 인수에 힘을 쏟았다.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치열해진 유료방송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였다.

권 부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다양한 케이블TV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에 따라 올해 초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LG유플러스가 약 1조 원에 CJ헬로를 사들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인수는 결국 불발됐지만 추정 인수가격이 약 1조 원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의 인수합병 시도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의 인수합병 역사상 올해 4월 1조4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회사 ZKW를 제외하고 1조 원이 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경쟁회사와 손잡는 파격적 경영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7년 3월 KT의 자회사 지니뮤직의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통신시장에서 중요 요소인 음원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영방식 외에 조직문화에서도 상당히 자유롭고 창의적 분위기를 도모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주 52시간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올해 3월부터 PC오프제도를 통해 6시 이후 직원들의 컴퓨터가 강제적으로 꺼지도록 했고 자율복장제도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직원들 사이의 호칭을 ‘님’으로 통일한 점도 회사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제도로 직원들은 권 부회장을 ‘권영수님’으로 불렀다.

현재 LG그룹은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주요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흑자 전환이 시급하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들어 좀처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구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파격적 경영 방식이 LG그룹의 경영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제 마흔 살에 불과한 구 회장이 권 부회장의 아이디어를 빌어 조직문화적 측면에서도 ‘젊은 LG’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그룹은 구본무 전 LG 회장이 ‘유산’으로 남긴 '좋은 기업'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보수적 경영 기조’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직적 조직문화, 폐쇄적 임원문화 등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의 취임 이후 행보는 인사 이동 및 투자 등에서 매우 공격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권 부회장과 손발을 맞춰 LG그룹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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