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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평행선 달린 안희정과 김지은, 재판부 판단만 남았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8-07-27 18: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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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혐의 결심공판이 안 지사와 김지은씨의 진실 공방은 평행선으로 남은 채 마무리됐다. 

안 지사는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절대 아니었다는 태도를 지켰다.
 
[오늘Who] 평행선 달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606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희정</a>과 김지은, 재판부 판단만 남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김지은씨는 길고 절절한 진술로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남긴 상처와 공포를 호소했다.

안 전 지사는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내 지위로 위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어떻게 지위로 한 사람의 인권을 빼앗나”라고 말했다.

2일 제1회 공판기일의 인정신문( 피고인 출석 여부, 주소, 직업 등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연 것이지만 지금까지 주장을 간명하게 반복하는데 그쳤다.

미리 준비해온 진술서가 자리에 놓여있었지만 그는 펼치지도 않고 직접 의견을 짧게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진실은 진실대로 판단해 달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제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에 실망감을 드려 부끄럽다”면서도 “사회적, 도덕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지만 법적 책임은 잘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저 역시 관계를 지속하면서 도지사로서, 가장으로서 고통을 겪었다”며 “고소인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가 비교적 담담하게 무죄를 항변한 것과 달리 김씨는 진술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런 심경을 드러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명백한 범죄행위에 마땅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재판정에 호소했다.
 
김씨는 피해자 진술에서 “안 전 지사는 그가 들고 있던 권력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이라며 “차기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위세와 권력을 이용해 약한 사람의 성을 착취하고 영혼까지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투폭로와 재판과정에서 겪었던 고통도 증언했다.

김씨는 “고소장을 낸 뒤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있는 기분이었다”며 “반복되는 진술을 위해 악몽 같은 8개월 동안의 시간을 떠올려야 했고 피고인과 그를 위해 법정에 나온 사람들의 의도적 거짓 진술에 괴로웠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아내 민주원씨 등 증인들이 내놓은 '연애설'은 적극 부인했다. 

김씨는 “수행비서는 지사 업무에 불편함이 없게 하는 역할”이라며 “저를 성실하다고 칭찬하던 동료들이 그런 성실과 열의를 애정인양 몰아가는 것에 다시 한 번 좌절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안 전 지사를 좋아해서 유혹하고 따라다닌 것처럼 ‘마누라 비서’라는 처음 듣는 별명까지 붙여 사건을 불륜으로 몰아갔다”며 “저는 단 한 번도 안 전 지사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낀 적이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님은 그저 지사님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에게 느낀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이중성을 참기 힘들었다며 그런 모습이 괴물 같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외부에서는 인권, 젠더, 민주주의와 소통을 말했지만 지지자들을 만나는 것도 피곤해해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인상을 썼다”며 “꾸며진 이미지로 정치하는 안 전 지사가 괴물 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비정상적 성적 욕구를 숨기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안 전 지사가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안 지사의 이중적 태도였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안 전 지사는 마지막 범행일인 2월25일 저에게 사과하면서도 결국 '미투'하지 말라는 압박을 가하고 또다시 성폭행을 했다”며 “안 전 지사는 명백한 범죄자고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하고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재판부에 “우리 사회의 한계로 이런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피고인과 같은 괴물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대한민국을 갉아 먹을 것”이라며 “이 사건이 정의 앞에, 법 앞에 바로 서야 한다” 말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피해자 김씨의 진술, 검찰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 변론, 피고인 안 전 지사의 최후진술 순서로 진행됐다.

김지은씨는 진술이 시작하면서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해 45분 내내 울먹이며 진술했다.

방청석에도 한숨과 울음소리가 번졌다. 

검찰은 “이 사건은 유력한 차기 대통형 후보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가 헌신적으로 일한 수행비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라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8월 14일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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