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7-19 15: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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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나소닉이 코발트 비중을 크게 낮춘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 LG화학과 삼성SDI가 긴장하게 됐다.
파나소닉은 현재 전기차시장 1위인 테슬라의 배터리 물량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지만 코발트 비중을 줄인 데 따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차 고객사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LG화학과 삼성SDI의 직접적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의 코발트 함량을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오토모티브 뉴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7월 초 기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비중을 2~3년 안에 5%까지 낮출 계획을 밝혔다.
5월에는 아예 코발트를 탑재하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토 요시오 파나소닉 부사장은 “연구개발은 마친 상태”라며 “다만 양산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검증을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이 코발트 함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까닭은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가격의 약 22% 정도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코발트 생산량 대부분이 분쟁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으로부터 나오는 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코발트 비중을 낮추면 배터리 제조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최근 코발트 생산량이 늘면서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향후 전기차 수요가 더욱 늘어난다면 코발트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파나소닉의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LG화학과 삼성SDI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파나소닉은 전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의 독점 공급회사로서 그동안 대부분의 배터리 물량을 테슬라에 대고 있어 삼성SDI나 LG화학과 완성차 고객사를 놓고 직접적 경쟁을 벌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다른 완성차회사로 고객사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파나소닉은 올해 3월부터 중국 다롄에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노트북PC에 쓰이던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사용하고 있는 만큼 파나소닉이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는 테슬라 외에 완성차회사에 조달할 물량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파나소닉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중국과 북미시장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생산물량을 더욱 늘려 세계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일본 토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놓고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으며 독일 폴크스바겐그룹과도 오래 전부터 긴밀한 사이를 유지해오고 있다.
파나소닉은 토요타와 폴크스바겐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전기와 휘발유를 모두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근 폴크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회사로 선정된 만큼 향후 파나소닉과 직접적 물량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그동안 테슬라 물량에 ‘올인’하다시피 했지만 아직 전기차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고객사를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회사들이 긴장을 늦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