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여성운동이 싱귤래리티, 즉 ‘특이점’에 도달했다”며 “극단적 남성 혐오와 정상적 범주의 여성운동을 분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특이점이란 인공지능(AI)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지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상적 운용이 불가능한 상황'을 뜻한다.
그는 “혜화역 시위를 주도한 모임에서 퇴출된 전 운영진의 주장에 따르면 모임 운영진이 어린 남아를 동반한 엄마들의 시위 참여를 반대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영유아라 해도 남자는 '한남 유충'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이런 극단적 혐오를 드러내는 일부 커뮤니티가 시위를 주도하는 한 축을 이룬다면 여성계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남'이란 한국 남성을 폄훼해 부르는 말이고 '한남 유충'이란 한국 남자 어린이들을 가리키는 혐오적 표현이다.
김씨는 "원래 약자들의 운동은 결속을 위해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속어를 만들지만 문제가 되는 일부 커뮤니티의 용어는 이런 속성을 한참 넘어섰다"고 봤다.
그는 “한 커뮤니티에서 만든 ‘12한남’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세종대왕, 이황, 이순신, 김구, 윤봉길, 안중근 등 역사적 인물들부터 노무현, 박원순, 문재인 등을 12명의 대표적 한남으로 꼽고 있다”며 “정치인들은 정치적 뜻이 달라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안중근 의사를 두고 '손가락이 잘린 병신'이라는 식의 조롱 댓글이 달리는 것은 역사의식의 부재 정도가 아니라 인간 존중의 부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커뮤니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자라서 탄핵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모임이 여성운동을 주도한다면 이것은 촛불집회를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에게 맡긴 꼴”이라며 “일베를 정상적 운동이나 표현의 범주에 넣지 않고 취업의 기회도 제한해야 한다는 등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처럼 이런 극단적 남성 혐오 커뮤니티들도 극우성이 일베를 넘어설 정도라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혜화역에서는 포털사이트 다음카페에서 결성된 ‘불편한 용기’가 주최한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는데 일부 참가자는 남성 혐오 구호를 외쳐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