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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봉진, 카카오 공세에 배달의민족 초심을 새기다

서하나 기자 hana@businesspost.co.kr 2018-07-04 1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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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봉진, 카카오 공세에 배달의민족 초심을 새기다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상대방을 의식하고 무언가를 만들면 실수를 하게 된다.” “내 장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는 한 TV프로그램에서 카카오의 배달 서비스 진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배달 서비스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배달의민족이 생존하기 위해 김 대표가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저서 '배민다움'에서도 세상에 없는 자기다움으로 승부하는 것이야말로 창업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우아한형제들을 키워낸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민족들’을 운영하는 회사다. 100% 자회사로 반찬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신선들 등을 두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하반기 배달 서비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앱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예외가 될 수 없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처음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번에 중소사업자로 대상을 확장하면서 기존 배달앱시장을 정조준하게 됐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배달사업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에만 국한돼 있었는데 이를 넓힌 것이다.

카카오는 올해 초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이용해 음성명령으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앞으로 배달 서비스를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소비재 등으로 넓힐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핵심 경쟁력인 배달 서비스 본질에 더욱 집중하자는 전략으로 대응책을 찾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금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은 바로 마케팅이다. 

김 대표는 애초 사업을 기획할 당시부터 음식 배달을 주문하는 고객은 대부분 ‘막내’라는 사실에 착안해 20~30대를 겨냥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알렸다.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다이어트는 포샵(포토샵)으로’ ‘치킨은 살 안쪄, 살은 내가 쪄’ 등 위트있는 문구는 단번에 젊은층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음식 배달하면 자연스럽게 배달의민족을 떠올리는 각인효과를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사업을 일찌감치 ‘푸드테크’로 정의하고 인공지능, 배달로봇 등 신기술에도 활발한 투자를 해온 데 따른 성과도 거두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와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음식을 배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최근 배달의민족 서비스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잘못된 후기나 악성댓글 등을 잡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로봇도 개발을 마치고 현재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3월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본사 바로 옆에 대규모 고객센터를 세우고 고객 관리 서비스를 통합, 확대 운영하고 있다. 끊임없는 품질 관리로 배달 서비스 자체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김 대표의 철학이 담긴 결과물이다.

배달 서비스시장은 지난해 주요 업체를 기준으로 거래액이 3조 원가량이었는데 몇 년 안에 12조~14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 자체가 커지면서 배달 서비스에 뛰어드는 경쟁자도 늘고 있다.
 
네이버도 2월 도미노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에 챗봇(대화형 인공지능)을 달아 선보였다. 우버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전 세계 58개국에 출시한 데 이어 5월에는 한국에서 야놀자와 손잡고 호텔에서 음식을 바로 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김 대표는 2010년 1평 남짓한 공간에 직접 나무를 잘라 만든 책상에서 배달 서비스사업을 구상한 뒤 2011년 3월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했다. 설립 6년 만인 지난해 주요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등록 음식점 수 약 20만 개, 주문 건수 1억5천만 건에 이르는 한국 1위 배달앱으로 키워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1626억 원, 영업이익 217원을 내면서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도 2016년 2.9%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13.3%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동안 우아한형제들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로 수익성 개선이 꼽혔는데 한숨 돌리기 무섭게 카카오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김 대표는 다시 한번 초심을 새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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