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모바일기기 제조사들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접는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초반부터 여러 고객사들에 패널 공급을 독점하며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일 "화면을 접는 형태의 IT기기 출시 시기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며 "스마트폰 하드웨어 차별화를 노리는 삼성전자에 필요한 제품"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접는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내년 초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련업체의 부품 공급이 3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접는 스마트폰이 아직 시장에 상용화되지 않은 완전한 신기술인 만큼 삼성전자가 부품 수급과 양산 일정에 충분한 여유를 두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IT기업들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접는 형태의 모바일기기 개발과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약 2년 동안 윈도 태블릿 '서피스' 시리즈 후속작으로 내놓을 접는 태블릿의 개발에 주력해 왔다.
더버지가 입수한 내부 문건을 보면 MS의 접는 태블릿은 실제 출시 계획이 잡혔다가 연기된 적이 있을 정도로 상용화에 가까운 단계다. 올해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안에 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중국 레노버와 오포, ZTE도 시제품 형태로 이미 공개된 접는 스마트폰의 정식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최근 스마트폰 하드웨어와 디자인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상위 업체들보다 앞서 나가며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접는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놓고 치열한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제조사들 사이 이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큰 수혜를 보게 될 수 있다.
접는 스마트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폴더블 올레드패널 기술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량 양산과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사실상 유일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분야 선두업체로 접는 패널의 대량 양산에 앞서 나가며 삼성전자 이외 다른 제조사들의 수요도 강력히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 등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업체들은 디스플레이 전시회 등에서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선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접는 스마트폰에 적용해 선보인 적이 없고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수년 정도 뒤처지고 있어 이른 시일에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반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접는 스마트폰 완제품을 지난해 내부적으로 선보였고 관련 부품 수급을 논의하는 단계에 와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의 접는 디스플레이 콘셉트 이미지. |
접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급선무인 전 세계 제조사들이 접는 올레드패널을 공급받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공산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연히 접는 스마트폰이 실제로 출시되는 내년부터 글로벌 제조들의 접는 올레드 수요를 독점해 강력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올레드패널 생산 수율이 낮아 초반에 심각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그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가격 협상에 절대적 주도권을 쥐고 수익성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트렌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중 접는 올레드패널의 시범 양산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본격적으로 양산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창조할 접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래 산업의 유행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