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카드사가 뜻을 모아 공동으로 핀테크 개발에 참여해야 비용 절감과 효율적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봤다.
김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업권 안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를 완화하면서 신기술을 도입할 할 수 있도록 회원사 협력을 통해 공동사업을 개발하겠다”며 “정보통신(IT)기술 발전에 따른 빅데이터와 모바일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 비용을 줄일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신기술 개발을 통한 카드업계 비용 절감방안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의 한국형 표준규격을 만드는 것을 앞세웠다.
그러나 근거리무선통신 한국형 표준규격사업에서 카드사 사이에 비용 분담 문제가 합의되지 못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기술 개발은 거의 다 된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 시범운영에 쓰일 자금을 모으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을 품으면서 자금을 내놓기 꺼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근거리무선통신사업에서 비용 문제 등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강조했던 카드사 공동 핀테크사업은 실체가 없어진 셈이 됐다.
근거리무선통신은 10cm 이하 거리에서 기기들 사이 정보가 오가는 기술로 실물 카드 없이도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여신금융협회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 NH농협카드 등 8개 카드사는 2016년 8월부터 모바일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형 표준규격 ‘저스터치(JUSTOUCH)’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통일된 근거리무선통신 결제규격과 기준이 없어 카드사들이 국제 브랜드사의 규격에 따르고 비싼 수입 단말기를 사용해왔다.
카드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한국형 근거리무선통신 결제 시스템을 만들면 수입 단말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저렴해질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이 근거리무선통신 결제 시스템에 중복으로 투자하고 연구하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위원회가 우선 원하는 카드사들 위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일부 카드사만 시행하면 혼선만 낳아 근거리무선통신 결제시스템의 효율적 적용과 활성화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근거리무선통신 한국형 표준규격 제정에서는 카드사의 외면으로 힘이 빠졌지만 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에서 다른 디지털 금융혁신 연구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5월31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금융혁신을 위한 디지털 방법론' 세미나에서 블록체인에 기반한 카드사 전자문서 원본확인, 빅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 고도화 및 신용카드 부정사용 분석 등을 소개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박사는 “기계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앞일을 예측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은 주로 비금융분야 데이터분석에 특화돼 있어 금융데이터 특성에 맞는 알고리즘 개발이 필요하다”며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인공지능을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