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넥슨 관계자에 따르면 넥슨은 PC온라인게임 ‘하이퍼유니버스’를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으로 이식해 8월7일 세계시장에 출시하는 한편 이용자 사이 대결(PvP)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콘솔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4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궁극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이야기가 있고 엔딩이 있는 게임”이라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이용자 사이 대결을 중심으로 한 게임이지만 꼭 그쪽 분야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콘솔게임시장 진출을 두고 "플랫폼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새 게임과 관련해 아직까지 '격투' 요소가 들어가는 게임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구체적 일정이나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넥슨은 해외의 유능한 개발자들을 영입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콘솔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엑스박스와 같은 ‘콘솔 기기’를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말한다. ‘비디오 게임’으로도 불린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이 차지하는 규모는 매우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17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의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24.8%다. 모바일게임의 점유율인 31.8%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모바일게임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을 살피면 콘솔게임시장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콘솔게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 개발사가 아닌 해외 대형 게임개발사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콘솔게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AAA게임(대형 게임사가 대량의 자본을 투자하여 개발해 수백만 장의 판매량을 기대하는 게임)들은 게임의 규모나 그래픽 수준, 배경음악(OST) 등에서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들을 압도한다. 콘솔게임 개발 경험이 거의 없는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대형 콘솔게임 개발사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산업의 특성상 자본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항상 경쟁력 있는 게임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유니티’, 액티비전의 ‘콜오브듀티:고스트’ 등 많은 자본을 투입했음에도 혹평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오히려 자본을 적게 투입한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마인크래프트’는 스웨덴의 프로그래머 ‘마르쿠스 페르손’이 혼자서 개발한 게임이다. 게임업계에선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만큼 자본력만 가지고 성패를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넥슨이 콘솔게임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넥슨은 유명 지식재산권(IP) ‘메이플스토리’의 닌텐도DS 버전인 ‘메이플스토리DS’를 출시하는 등 콘솔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넥슨 관계자는 “경험들이 앞으로 콘솔게임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오랜 개발 경험에서 나오는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처음 설립된 이후 수많은 게임들을 개발하며 축적한 지식재산권(IP)과 노하우들도 많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마다 게임의 성향, 게이머들의 성향이 모두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공통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넥슨이 지닌 강점들이 조합된다면 충분히 콘솔게임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