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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대우건설, 정주영 김우중이 북한에 뿌린 씨앗 수확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5-21 15: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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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대우건설, 정주영 김우중이 북한에 뿌린 씨앗 수확할까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왼쪽),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과거 북한 관련한 사업에 유독 많은 공을 들였다.

정 회장은 ‘소떼 방북’을 계기로 1990년대 말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으며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초에 김일성 주석을 만나 평양 인근에 경공업공단인 남포공단을 세우기까지 했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재개되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대북 관련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은 현재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북방사업지원팀(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대북사업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태스크포스를 관리할 책임자는 거의 결정된 상태”라며 “팀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진행되면 북한 정보를 발 빠르게 수집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도 대우건설 못지않게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기대감을 지니고 있지만 대우건설과 비교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남북 정상회담으로 경제협력사업 재추진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나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지켜본 뒤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모두 과거에 북한에서 사업을 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건설사들보다 경제협력사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과거 노태우 김영삼 정부에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스무 차례 이상 만났다. 당시 비공식적으로 경제부문 특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회장은 1992년 1월 김달현 북한 부총리의 초청을 받아 대우그룹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을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등에 진출했는데 북한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시장이라는 생각을 품고 북한을 방문했다.

결국 김 전 회장은 김 주석을 만나 평양의 위성도시인 남포에 대규모 공단 투자 합의를 이끌어냈다. 남포는 평양의 위성도시이자 서해로 가는 관문에 위치한 핵심도시로 남한으로 치면 인천과 비슷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당시 민간기업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최초로 이끌어낸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중장기적으로 200만 평 규모의 TV·냉장고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

정부는 1995년 대우그룹의 500만 달러 북한 투자를 승인했고 대우그룹은 북한 삼천리총회사와 합작해 세운 민족산업총회사라는 곳을 통해 1996년부터 남포공단을 정식으로 가동할 수 있었다.

대우그룹은 드레스셔츠와 신발, 가방 등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공장 가동률이 애초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해외 구매자들에게 약속한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문제 등이 생겨 공장 가동 2년 만인 1998년에 결국 투자를 중단했다.

대우건설은 20여 년 전에 대우그룹의 대북사업을 담당했던 직원들 30여 명이 아직 회사 안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닦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정주영 김우중이 북한에 뿌린 씨앗 수확할까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6월16일 소떼를 이끌고 북한으로 넘어가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대북사업 길을 이미 오래전에 닦아놓았다.

정 회장의 고향은 강원도지만 현재 북한에 속해 있는 통천 지역이다.

정 회장은 남한과 북한이 분리된 현실 탓에 고향을 방문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품었다고 전해진다.

정 회장은 1993년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오르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이때부터 대북사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하자 정 회장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결국 정 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지 넉 달 만인 1998년 6월16일 판문점을 통해 ‘통일소’라고 불린 소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넘는 역사적 장면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판문점 소 이벤트 이후에도 북한을 여러 차례 더 방문해 유람선을 통한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했고 1999~2003년에는 평양에 체육관을 건설했다. 최근 남한 예술인들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한 곳이 바로 이때 지어진 ‘류경정주영체육관’이다.

현대건설은 대북 경수로사업을 주도해 진행한 경험도 지니고 있어 대북사업이 재개되면 앞으로도 사업을 주도해나갈 가능성이 큰 회사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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