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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형, 대우건설 맡아 '순혈주의' 장벽 넘어설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5-21 15: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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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조직 장악과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올리기.

김형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가 앞으로 대우건설 경영을 맡아 차례로 혹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오늘Who] 김형, 대우건설 맡아 '순혈주의' 장벽 넘어설까
▲ 김형 대우건설 새 사장 내정자.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외부인사인 김 내정자에게 대우건설의 체질 바꾸기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벌써부터 노동조합의 반발이 강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새 사장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을 두루 거친 김 전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앞으로 ‘순혈주의’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출신 인사들만 대우건설 사장에 오르던 전통은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박창민 전 사장이 2016년 8월 대우건설 수장에 오르면서 이미 깨졌다.

하지만 박 전 사장은 취임 이전부터 대우건설 출신이 아니라 대우건설을 이끌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부적으로 받았다. 당시 대우건설 노조는 1500명가량의 직원을 이끌었던 경험으로는 6천여 명 안팎의 대우건설을 이끌기 부적합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대우건설 실세로 불렸던 이훈복 전 전무의 전략기획본부 규모를 더욱 확대하는 등 대우건설 직원들에게 신뢰를 받는 인물을 중용하며 대대적 변화보다 안정적 ‘동거’를 선택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박 전 사장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대우건설 조직에 내재돼있는 ‘순혈주의’의 벽을 무너뜨리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가 건설업계에서 나왔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애초 4월 초 사장 공모를 진행할 때 ‘대형 건설사 내부사정에 능통하고 대규모 조직과 인력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보유한 사람’을 후보가 지녀야 할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박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대우건설에서 일한 경험이 전혀 없는 김 내정자의 첫 번째 과제도 결국 대우건설 조직 장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2011년 스리랑카 콜롬보항만 확장공사 해외현장소장 상무까지 지냈다. 이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시빌(토목)사업부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을 이끌었으며 2015년 포스코건설로 이동해 글로벌영업과 토목부문 최고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이력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사에 두루 몸담았던 점이 대우건설 사장 내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김 내정자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력들을 놓고 후보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1일 ‘밀실 야합의 사장 선임에 대해 산업은행에 경고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2016년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자를 새 사장으로 추천하더니 2018년에는 전과자를 추천했다”며 “전과자 김형 후보는 자진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최근까지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불투명한 사장 선임 절차를 지적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 사장 후보의 개인적 결격사유를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반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김 내정자는 2000년대 초반에 현대건설 광양항 컨테이너 3단계 2차공사 현장소장으로 일하며 발주처인 항만청의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토목부문에서 오래 일했지만 실제로 그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삼성물산에서 일할 때 서울지하철 9호선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삼성물산이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호주 로이힐 광산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김 내정자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노조는 “기본적 도덕성이 결여돼 있으며 천문학적 금액의 손실을 내고 퇴직한 인물은 절대 대우건설의 수장이 될 수 없다”며 “각종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 후보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오랜 기간 주인 없는 회사로 있다 보니 외부인사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시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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