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5-04 17: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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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선박 가격을 인상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현대중공업의 주력 선종이지만 수익성이 낮아 '저마진' 일감으로 꼽힌다.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선박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선박 가격을 움직일 힘이 있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조선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그동안 수익성이 가장 나쁜 선종으로 꼽혀왔다.
동일한 사양의 선박을 여러 척 반복적으로 건조해서 설계비를 아끼지 않으면 건조할수록 손실이 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의 선박 가격을 지난해보다 올렸고 올해 7% 정도 더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은 척당 8700만 달러,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1080만 달러다. 2017년 평균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은 6.7%,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3.6% 올랐는데 현대중공업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도크에 일감을 꽤 확보해뒀다”며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어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선박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도크에 2년치 일감을 쌓아 두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선주와 선박 가격을 놓고 협상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