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중공업·조선·철강

정몽준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오너' 보여주기 위해 담금질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5-01 09:15:4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경영자로서 진검승부에 들어갔다. 오너경영인으로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를 이끌 자격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이다. 여동생 정선이씨는 현대중공업에 적을 두고 있지 않고 남동생 정예선씨는 아직 20대로 나이가 훨씬 어려 정 부사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정몽준 아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현대중공업 '오너' 보여주기 위해 담금질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간단하지 않다. 당장 정 부사장이 맡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키워야 한다. 2022년 매출 70조 원 달성이라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기 목표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이 2017년 11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로 스마트선박 개발, 선박 유지보수 서비스, 선박 기자재 공급 등이 주력 사업이다. 인력규모도 지난해 200명 정도에서 최근 287명으로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670억 원, 영업이익 6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보다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11.7% 증가하는 것이다, 

외형으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하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정 부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며 세운 회사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영업이익률이 20% 안팎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와 영업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만으로는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많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주요 사업은 현대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에서 건조한 선박을 유지보수하는 것이다. 내부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로 보일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열린 애널리스트 및 기자와 간담회에서 전 세계 선박엔진의 24%를 차지한 현대중공업 선박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잠재시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매출 규모가 작은 데다 조선소 사업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정 부사장에게는 부담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까지 그룹매출 7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의 2020년 매출목표는 2조 원에 그친다. 

글로벌 1위 선박 유지보수회사인 핀란드기업 바르실라조차 여러 선주와 조선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매출 규모가 몇 년째 6조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단순한 선박 유지보수회사를 넘어선 미래형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스마트선박사업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선박은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선박운항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인 배를 말하는데 현대중공업은 기존 스마트선박 개발사업을 현대글로벌서비스에 거의 대부분 넘겼다.

스마트선박은 앞으로 선박 환경규제와 안전규제가 강화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IMO의 차세대 전자항법체계 장착이 법제화되면 10년 동안 1200조 원 규모의 새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은 정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 부사장은 만 35세로 상당히 젊다. 2014년 말 인사에서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15년 전무, 2017년 말 계열사 부사장을 맡았다. 올해 3월29일에는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를 취득해 단숨에 3대주주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 부사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98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3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기간에 현대중공업그룹은 성장의 비결로 전문경영인체제를 꼽을 만큼 자부심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 부사장을 앞세워 현대중공업그룹이 다시 오너경영인체제로 되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만큼 정 부사장은 스스로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 못지 않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권오갑 회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승계라는 게 지분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며 “능력, 믿음, 종업원의 지지만 있으면 지분 1~2%만으로도 오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정 부사장의 능력 발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몽준 아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현대중공업 '오너' 보여주기 위해 담금질
▲ 현대글로벌서비스 로고.

이 때문에 정 부사장에게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건립사업의 성공은 더욱 절실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회사인 아람코와 바흐리, 아랍에미리트의 시추생산설비 제작회사 람프렐과 손잡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짓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전무 시절부터 이 조선소를 세우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 이 과정에서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회장이나 권 부회장의 관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는 2021년 완공되는데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신뢰관계를 맺은 데 힘입어 향후 이 지역 수주전에서도 앞서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정 부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소 사업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몸으로 배우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공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도 있다. 

정 부사장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그리스 선주에게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우리는 300년 전에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을 지었던 민족이오! 돈을 빌려주시오!”라고 설득해 울산의 허허벌판에 조선소를 지었다. 

정 부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허허벌판에 조선소를 세운다면 경영자로서 할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점을 보여주며 현대중공업그룹 경영권 승계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최신기사

법원, 우리금융 '부당대출' 혐의 전 회장 손태승 구속영장 재차 기각
경찰,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해 전 국방장관 김용현 '비화폰' 확보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 연임, 하나카드 사장에 성영수..
야당 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번째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신한은행 38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받아, 특별퇴직금 최대 31달치 임금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발탁해 세대교체
이부진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85위, 네이버 최수연 99위
메리츠화재 김중현 이범진·메리츠증권 김종민 사장 승진, "경영 개선 기여"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되나,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 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가결, 국힘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