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로 비롯된 논란이 한진그룹 오너일가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3세들이 경영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 (왼쪽부터)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평소 갑횡포를 부렸다는 폭로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운전기사와 가정부 등에 상습적으로 욕하고 폭언해왔다는 운전기사 진술을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한 대한항공 전직 기장은 CBS 라디오에 나와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오너일가가 항상 그래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 않았다”며 “직원들도 을의 입장에서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것들을 낱낱이 공개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해외의 대한항공 지점을 통해 고가 명품을 산 뒤 세관을 거치지 않고 평창동 자택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관세를 포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세청은 관세 포탈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면 정식으로 조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조현민 전무의 갑횡포로 시작된 불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조현아 사장은 경영 복귀의 첫발도 떼기 전에 암초를 만났다.
조현아 사장은 2014년 항공기 회항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 사장으로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그의 경영 복귀를 놓고 항공기 회항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컸던 만큼 복귀 시점이 이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현민 전무의 갑횡포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조현아 사장의 경영 복귀를 놓고도 시선이 더욱 싸늘해졌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조원태 사장도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젊은 시절 일탈들이 다시금 입길에 오르면서 개인적 차원을 넘어 세계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의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자에 “땅콩 분노가 돌아왔다”는 헤드라인을 올리며 “또다른 대한항공 임원이 곤란에 처했다”고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