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애초 부산신항 4부두 하역료를 낮추는 방안뿐 아니라 부산신항 4부두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은 2017년 11월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신항 4부두의 인수 등과 관련해 “아직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부산신항의 터미널 인수를 놓고 터미널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있을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최근 싱가포르항만공사와 4부두 지분을 50%씩 확보하기로 합의했으며 인수가격과 하역료를 조정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말도 해운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이 부산신항을 거점으로 삼아 원양 노선을 운영하는 만큼 4부두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단순히 하역료를 조정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부산신항 4부두 하역료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지분 인수 등 여러 대안이 나왔다"며 "인수 규모나 하역요율 등 구체적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하역요율이나 인수조건 등이 알려지면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현대상선은 자금이 넉넉지 않아 4부두 지분을 인수하는 데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해외 항만의 지분도 확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만큼 4부두 지분을 확보하는 데 자금을 쏟아 붓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상선은 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국내외 항만에 투자할 자금 2천억 원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4부두 지분 40%를 인수하기 위해 2700억~4천억 원을 내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처분한 자산을 더 비싼 값에 사들이는 점을 놓고 비판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6년 4부두 지분 40%+1주를 800억 원에 팔았는데 최대 5배를 지불하고 되사오는 셈이다.
현대상선은 비용절감을 위해 4부두 하역료를 조정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일이 시급하다.
▲ 부산신항 4부두.
현대상선은 부산신항 4부두를 거점으로 삼아 노선들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부산항에서 177만6208TEU를 처리했는데 현대상선 물량의 44%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부산신항 4부두에서 수출입화물과 환적화물에 다른 해운사들보다 각각 25~35%와 20~25% 비싼 하역료를 내고 있다.
부산신항 4부두에서 하역료를 조정하지 못하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세계 해운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정부에서 해운업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으면 이에 발맞춰 선박 발주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발주 계획을 확정하면서 부산신항 4부두와 관련한 협상 결과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