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융썬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차이융썬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 독립 경영을 보장한다.
인수에 반대하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소통할 뜻을 보이면서도 인수 합의만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이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거래가 성사되면 본사를 한국에 두고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모델에 따라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2010년 인수한 스웨덴의 승용차회사 볼보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독립경영도 보장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전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와 협력해 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자라기를 바란다”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목적도 통제나 소유가 아니라 서로 협력해 파트너가 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도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에도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될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2대 주주이자 채권은행으로서 불합리한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해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거들었다.
차이 회장은 21일 한국을 찾은 뒤 금호타이어 노조와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노조의 요청을 받으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방침을 내놓았다.
그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프로젝트가 성사되려면 노조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노조, 주주, 경영진, 협력회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운명공동체인 만큼 금호타이어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핵심 요구조건인 직원들의 고용 보장, 노동조합 보장, 단체협약 승계 등에도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3년 동안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제관례에 따라 산업은행과 협의한 것”이라며 “3년 뒤에 금호타이어 한국 공장을 폐쇄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노조 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를 놓고도 “노조는 (회사 경영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단체협약을 비롯한 모든 협약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이 노조의 해외 매각 동의서를 받을 시한으로 결정한 30일 이후에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계속 추진할지 질문받자 차이 회장은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기술 유출 등의 ‘먹튀’를 벌일 수 있다는 시각에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PCR)를 생산하면서 중고가를 추구하는데 더블스타는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PBR)를 만들고 중저가를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계획으로 자금을 지원해 설비와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부가가치거나 규격이 큰 제품 생산에 투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금호타이어 부실화의 주요 원인인 중국 공장을 놓고도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가 중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타이어회사인 만큼 중국 공장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