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독립성을 강조해 분사하던 기존 전략을 바꿔 자회사를 합병할 정도로 역량을 게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는 데도 힘 쓸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게임개발 자회사 NHN629와 NHN블랙픽을 합병해 NHN빅풋을 설립하면서 모바일게임 개발에 한층 더 역량을 쏟는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결정을 두고 “모바일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상반기에 4개, 하반기에 10개 모두 합쳐 14개의 새 모바일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웹보드게임 규제가 완화되면 NHN엔터테인먼트가 영업이익률이 높은 웹보드게임을 다시 강화할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회사는 모바일게임에 확실히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오히려 모바일 시대에 맞춰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진 대표는 평소 묵묵히 맡은 일을 추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2000년 당시 서치솔루션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18년 동안 회사를 지켜와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게임사업 합병 결정은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정 대표는 그동안 게임개발의 창의성에 집중해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분사하는 전략을 펴왔는데 이번 합병에서는 효율성을 강조했다.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정 대표가 이제는 회사의 역량을 모바일게임에 집중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게임사업에서 명예회복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웹보드게임으로 국내 게임업계를 주름잡았지만 2014년 웹보드게임 규제로 웹보드게임 매출이 2013년 2539억 원에서 2015년 834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7년 전체 게임매출도 4759억 원으로 전년보다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정 대표는 모바일게임을 강화하면서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다른 회사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체 개발한 지식재산권은 NHN빅풋의 ‘우파루’와 NHN픽셀큐브의 ‘모모’ 정도에 그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다른 회사로부터 빌려오면 지식재산권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 드는 만큼 수익성이 자체 개발했을 때보다 떨어진다”며 “자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75년 독일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검색서비스 개발회사 서치솔루션에 입사했다. 서치솔루션은 NHN에 인수됐고 이후 NHN이 네이버와 분리하며 NHN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꿨다.
정 대표는 줄곧 한 회사에서 일하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고 2014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