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가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절차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블룸버그는 14일 “도시바가 기한 내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승인받지 못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며 “도시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미국 베인캐피털과 애플,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결정한 뒤 전 세계 당국에서 독점금지규제 심사를 받고 있다.
당시 도시바와 컨소시엄의 계약조건에 따르면 3월까지 모두 승인이 나지 않을 때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기한 안에 도시바의 매각을 승인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중국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를 가장 문제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 SK하이닉스가 4위권 업체인 만큼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지분 인수가 시장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했을 것이란 얘기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현지기업의 반도체사업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상황에서 해외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매각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결국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참여 시도는 3월이 지나며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하던 당시와 지금 위상이 달라진 만큼 매각 가격을 높여 반도체사업 인수자를 다시 찾아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도시바가 최근 유상증자로 안정적 사업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대규모 시설 투자에도 나선 만큼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면 계속 걸림돌로 자리잡았던 SK하이닉스는 인수에 참여할 기회를 잡지 못할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매각에 실패한 뒤 매각가격 재협상과 반도체사업의 별도 상장, 매각계획 철회 등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