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1-11 17: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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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올해 LCD사업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
한 부회장은 올레드 중심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LCD의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워 수익을 내는 데도 온힘을 쏟는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9일부터 열린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레드사업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세계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올레드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과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중국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글로벌 TV업체들의 전시공간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센스는 올해 올레드TV 진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하지만 한 부회장이 올레드에서 확고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LCD사업에서 당분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 힘써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및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반면 이 사업이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높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중소형 및 대형 올레드에 2020년까지 모두 1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5조~6조 원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의 현금창출능력인 EBITDA(세전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해와 올해 평균을 어림잡아 4조 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규모가 큰 편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레드 역시 LCD처럼 대규모 생산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에 큰 폭의 투자를 잡아둔 것은 올레드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레드의 매출비중이 여전히 크지 않다는 점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에서 전체 매출의 약 12.5%에 그친 매출 약 3조445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사실상 90%에 육박하는 매출이 LCD에서 나오는 셈이다.
중소형 올레드사업은 아직까지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대형 올레드에서도 중국 광저우공장 완공 등 시설투자에 여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올레드사업에서 당장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LCD패널시장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탓에 실적을 방어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한 부회장은 프리미엄 LCD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뿐만 아니라 LCD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올레드패널에 적용했던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탈 사운드 기술을 탑재한 노트북 및 모니터용 LCD를 공개했다.
스피커가 아닌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현장감과 몰입감이 높아져 게이밍용 모니터 등에 적합할 것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탈사운드 기술을 사실상 업계 최초로 구현해낸 만큼 LCD에 이를 적용할 경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LCD 매출비중이 높은 만큼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며 “경쟁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심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그동안 닦아 놓은 시장과 기술력이 있는 만큼 실적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