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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구광모, 현대중공업과 LG 경영권 승계 빨라진다 [신년기획]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1-08 11: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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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대통령직 인수위조차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채 국정운영에 나서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철학으로 내걸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본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새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주요 기업과 기업인의 최대 현안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1] 착한경영 윤리경영만이 살 길
[2] 오너리스크, 지배구조, 세대교체
[3] 혁신성장, 인수합병, 신사업
[4] 위기는 기회다
[5]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금융개혁, 금융시장 변화
[6] 2018년 빛낼 CEO, 이들을 주목한다 <끝>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과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상무가 올해는 어느때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내게 됐다.

두 사람은 재계가 주목하는 대표적 차세대 오너경영인이다. 

정기선 부사장의 경우 승진이 워낙 빨라 현대중공업그룹을 물려받는 데 '대관식'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바라보는 눈이 많다 보니 자리에 걸맞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구광모 상무는 재계의 기대와 달리 지난 연말에 승진명단에서 빠졌지만 사업책임자로서 올해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정기선, 경영 시험대 중동사업 청신호

8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이 줄곧 이끌어 온 현대중공업 중동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광모</a>,  현대중공업과 LG 경영권 승계 빨라진다 [신년기획]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손잡고 추진 중인 합작조선소는 최근 현지정부에 법인 등록을 마쳤다. 회사이름은 ‘IMIC(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mpany)’다.

IMIC 지분은 현대중공업이 10%를 보유하고 아람코가 50.1%, 바리와 람프렐이 각각 20%, 19.9%씩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분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사업확장에 필요한 기회를 더욱 많이 잡을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합작사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되는 선박의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 등에 참여해 다양한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중동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정 부사장에게는 고속승진을 둘러싼 비판적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동사업은 정 부사장이 추진한 첫 해외사업이다. 그는 2015년부터 현지를 수차례 방문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노력을 쏟아왔다. 같은해 11월 아람코와 합작조선소를 세우고 조선과 엔진, 플랜트 등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 체결도 직접 주도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내부에서 정 부사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만큼 사업에서 그가 공을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내는 일은 경영권 승계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 지주사 현대로보틱스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전면에 나섰지만 회사 안팎에서 세습경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는 2014년 말 인사에서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15년 전무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이런 점에서 합작조선소 IMIC 공사가 이미 상당히 진척을 보이고 있는 점은 정 부사장으로서 반가운 일이다.

조선소는 5조 원이 투입돼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500만㎡ 규모로 지어지는데 준공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능력 기준으로 가장 큰 큐모의 조선소가 된다. 

준공은 2021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2019년이면 선박건조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에서 실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35세 부사장'을 향해 부정적 시선도 나오는 만큼 첫 해외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구광모 국제무대 첫 데뷔, 경영수업 잰걸음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2월 초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18’에 참가해 현장을 진두지휘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광모</a>,  현대중공업과 LG 경영권 승계 빨라진다 [신년기획]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

B2B사업본부에서 ID(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은 이후 첫 국제무데 데뷔인 셈이다.

지난해 연말 LG그룹 임원 승진자 명단에서는 예상과 달리 구 상무 이름을 찾아 볼수 없었다.

다만 구 상무가 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에서 핵심사업을 책임지게 된 만큼 경영일선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담당하게 된 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당초 부사장 직급에게 주어졌던 업무여서 사실상 승진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있다. 원래 이 자리는 권순황 B2B사업본부장이 맡았었는데 지난해 1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부장으로 이동했다.

B2B사업본부는 이번에 LG전자가 신설한 조직이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TV를 포함한 가전시장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B2B(기업간 거래)사업영역으로 점차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빌트인시장 등을 공략해 기업고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기자간담회에서 B2B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균형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 상무는 특히 올레드 사이니지를 앞세워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QLED 사이니지를 따라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로 TV와 PC, 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불린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기존 옥외 광고물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사이니지 수주경쟁을 펼쳐왔는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 LG전자가 13% 수준이다.

구 상무로서는 처음으로 실제 사업전선에서 경쟁사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그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 금융팀에 입사한 뒤 HE사업본부, H&A사업본부 등 여러 사업분야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4년부터는 지주사인 LG에서 그룹의 주력사업을 관리하고 계열사 협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제는 LG전자가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을 구 상무가 직접 이끌게 된 데다 비슷한 나이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이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업계의 시선도 한층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LG그룹의 유일한 4세 후계자로 꼽힌다. LG그룹이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때부터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구 상무가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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