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에서 3세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가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부회장 타이틀이 10년 만에 오너일가에 돌아간다.
그동안 한국타이어그룹에서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인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가 유일했다. 하지만 내년이면 조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서 부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 부회장이 사실상 한국타이어그룹 경영을 책임지게 된 셈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조 부회장과 동생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 경쟁구도에서 어느 쪽에도 무게가 실리지 않았었는데 이번 인사로 조 부회장에게 추가 기울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타이어유통과 인수합병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부회장 승진으로 한국타이어그룹 경영전반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조 회장의 장남으로 올해로 입사한지 꼭 20년이다. 1997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0년 한국타이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전면에 나섰다. 2015년부터는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로 옮겨 신사업 창출에 힘쓰고 있다.
조 부회장은 제조업에 치중된 한국타이어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통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유통사업 강화를 통해 한국타이어 비타이어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현재 1조 원에서 2조 원대로 2배 이상 키우고 매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신차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탓에 전통적 타이어 제조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타이어산업은 이미 생산이 수요량을 초과한 성숙기에 진입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우 예외라고는 하지만 이미 중국 타이어회사들이 거대한 시장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기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안심하기 힘들다.
현재 중국 타이어회사는 500곳이 넘는다. 지난해 타이어시장 상위 75개 업체 가운데 중국 회사가 절반에 가까운 34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올해 7월 유통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타이어에서 유통관련 업무를 맡던 한국지역본부 마케팅세일즈부문의 리테일 담당조직을 유통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유통사업본부는 타이어판매망인 티스테이션 매장의 서비스 표준화 작업과 글로벌 유통채널 관리를 총괄한다.
올해 초에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100억 원을 출자해 자회사 HK오토모티브를 설립하는 등 자동차 정비사업도 강화했다. 차량공유(카쉐어링)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산업의 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공유가 늘어날수록 타이어교체 수요보다는 공유차량을 관리해주는 정비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HK오토모티브가 자동차 애프터마켓(판매자가 제품을 판매한 이후 추가로 발생하는 수요로 형성된 시장) 진출을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부회장은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현지 타이어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력을 공용화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어 글로벌 타이어기업 입장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국타이어도 안정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타이어 유통 확장과 카라이프(car life)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