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7-11-30 12: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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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올리면서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가계부채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부동산정책 및 대출규제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 취약차주 이자부담, 국내경제 ‘뇌관’으로 떠오르나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부채 급증세에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점이 국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규모는 9월 기준으로 1341조1515억 원으로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은 2조2천억 원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뉴시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8.2부동산대책에 이어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고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정책과 함께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부채 급증세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가계부채 질이 악화될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모는 9월 기준으로 1341조1515억 원으로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은 2조2천억 원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잔액 기준)이 9월 기준 65.8%인 점을 감안한 수치다.
통계청이 내놓은 올해 가구추계(1952만 가구)를 고려하면 가구당 가계부채는 7269만 원, 가구당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18만1725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가구당 가계부채가 7천만 원을 웃도는 것은 처음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부채를 갚을 능력이 낮은 고위험가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기준 126만3천 가구로 집계됐는데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11.6%에 이른다.
고위험가구는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8천 가구, 1%포인트 오를 경우 2만5천 가구씩 늘어날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이번 금리인상에 이어 추가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국내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7월 국회 제출 자료에서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계부채는 4조7천억 원, 1%포인트 상승하면 9조2천억 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시장, 정부정책과 맞물려 위축 불가피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와 맞물려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금리인상에 따라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투자상품이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규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시장은 금리인상에 따라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투자를 하던 사람이나 주택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에 따라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투자상품이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규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30일 내놓은 ‘2018 주택시장 전망’에서 “2018년 주택시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4월 시행되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더해지면서 최대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와 주거복지로드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2018년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의 방향성을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부동산 수요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아 감소하면서 부동산 가격은 소폭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국토연구원은 기준금리가 0.5%~1%포인트 오를 경우 주택 매매가격상승률이 0.3%~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반면 금리인상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일부 위축되겠지만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금리인상 폭이 0.25%포인트로 크지 않은 데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부동산 투자를 대신할 투자처가 없는 만큼 투자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정책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안줬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며 "정부가 부동산대책,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을 내놓은 만큼 모든 것을 감안해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눈여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