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을 베인캐피털과 애플, SK하이닉스 등의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SK하이닉스와 기술공유 또는 생산협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0일 ABC뉴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이유로 반도체사업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지방법원에서 29일 첫 공판을 열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이 그동안 반도체사업 매각을 반대하며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1조2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미국에서 같은 내용으로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도시바가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을 법원이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ABC뉴스에 따르면 도시바 측은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사업 매각을 반대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모든 법적 절차가 일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또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도시바와 반도체 기술에서 협력하거나 생산시설을 공유할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웨스턴디지털이 매각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사업 매각을 마무리지으려면 전 세계 당국의 독점금지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SK하이닉스와 완전한 선긋기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참여해도 기술과 생산협력이 불가능하다면 실질적 투자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반도체사업 매각을 마무리해 부채를 줄여야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해 대규모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