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사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지 10개월이 지났다.
조 사장은 그동안 한진그룹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해 왔는데 앞으로 한진그룹의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내년 1월11일부터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지 2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경영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해왔다.
2017년 7월 한진그룹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대화에 참석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문 대통령에 항공업계 상황과 대한항공의 대응방식을 전하면서 한진그룹 승계자로서 역할을 부각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이 한진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을 승계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 남아 있다.
조 회장은 3분기 말 보통주를 기준으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조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이 각각 한진칼 지분 2.34%와 2.31%, 2.30%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을 완전히 넘겨받기 위해서는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아야 하는 셈이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받기 위해 세금 등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하는 만큼 조 사장은 승계 자금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의 가치는 11월27일 종가 기준으로 2111억 원에 이른다.
조 회장과
조원태 사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부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8월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증여했다.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에 발맞춰 승계 디딤돌 가운데 하나를 내려놓은 셈이다.
유니컨버스는 한진그룹의 IT계열사인데 애초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지분증여로 대한항공 자회사로 들어갔다가 1일 대한항공에 흡수합병됐다.
조 사장이 한진칼이나 한진 등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배당을 늘려 승계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조 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하고 한진은 0.03%뿐이라 배당수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공익법인을 활용해 지배력을 넓히는 데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정거래법을 근거로 대기업 공익재단들이 계열사에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일 것”이라며 “12월 기초조사를 통해 조사대상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한진그룹 공익법인이 한진칼 지분을 각각 2.14%와 0.16%, 1.08%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