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조선3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노바텍 관계자 등이 7~9일까지 조선3사를 방문해 쇄빙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건조기술 관련해 문의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쇄빙LNG운반선을 러시아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기술협력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노바텍은 북극지역을 개발해 연간 1800만 톤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인 북극LNG2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노바텍은 2023년 천연가스 채굴설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북극LNG2사업이 본격화하면 북극에서 생산된 LNG를 얼음을 뚫고 운송할 수 있는 쇄빙LNG운반선이 필요한데 이 선박의 건조기술과 관련해 협력해줄 수 있느냐고 조선3사에 문의한 것이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노바텍은 러시아 국영 조선소 즈베즈다에서 쇄빙LNG운반선을 적어도 10척에서 최대 15척까지 건조하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노바텍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겐나디 팀첸코가 소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조선산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여기에 발맞춰 노바텍이 한국 조선사에 기술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레이드윈즈는 ”노바텍이 한국 조선사에 쇄빙LNG운반선 건조기술을 지원받는 대신 선박의 일정 지분을 나누는 것을 원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노바텍의 첫 번째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인 야말프로젝트에 쓰이는 쇄빙LNG선을 건조하고 있어 가장 유리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척당 3억2천만 달러에 쇄빙LNG운반선 15척을 수주해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하기로 했다. 우리 돈으로 모두 5조 원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고 있는 쇄빙LNG운반선은 길이 299m, 폭 50m 크기로 건조됐으며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17만3600㎥의 LNG를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규모다.
노바텍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고 있는 쇄빙LNG운반선과 비슷한 선박을 새로 건조하기를 원하고 있어 대우조선해양이 기술협력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트레이드윈즈는 보도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도 즈베즈다조선소에 쇄빙유조선 설계와 관련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기술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도 즈베즈다조선사와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를 세워둔 만큼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다.
조선사에게 기술협력은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가 해외 조선소에 기술협력을 해주는 대신 합작회사를 세워 선박의 계약금액을 나눠갖거나 혹은 발주된 선박 가운데 일부를 한국 조선소에서 짓는 경우도 있다“며 ”해외 조선소가 만들지 못하는 선박설비 등을 한국 조선소에서 만들어 보내는 경우도 있어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 반가울 수 있다“고 말했다.
즈베즈다조선소는 쇄빙LNG운반선처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선박을 건조할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조선업계는 파악한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조선3사가 향후 발주될 쇄빙LNG운반선 물량의 일부를 건조하거나 고급 기술력을 요하는 선박설비를 국내 조선소에서 만들게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