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국빈만찬에서 풍정사계 춘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만찬 이튿날인 8일 전통술방 화양 홈페이지는 ‘풍정사계 춘’ 품절 안내문을 게시했다.
풍정사계 춘은 국빈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됐는데 하루 만에 예약주문까지 모두 품절됐기 때문이다.
화양은 충북 청주에 있는 중소기업이다. 풍정사계 춘은 지난해 우리술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술이지만 국빈만찬 건배주에 사용되자 홍보효과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엄청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로 취임 반년을 맞았다. 여전히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어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높은 주목을 받는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하고 또 적극적으로 이를 알리고자 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청와대는 이번 국빈만찬 식탁에 건배주 뿐 아니라 디저트도 중소기업인 한스케익에서 만든 것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10월 말 노동계와 간담회에서 사용한 건배주도 중소기업 제품인 복분자주 선운이었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을 향한 관심과 공정경제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공식적 자리에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벌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인 경제상황을 새롭게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재벌대기업 중심 경제는 더 이상 우리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상황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간담회는 이런 생각을 확고히 드러낸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7월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호프타임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중소기업인 세븐브로이의 수제맥주 ‘강서에일’을 사용했다.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대표 맥주인 오비맥주, 하이트맥주 등 대신 중소기업의 수제맥주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간담회에 맥주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총수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세븐브로이는 더욱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과 관련된 물품들인 ‘이니굿즈’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이 5·18기념식에서 신은 구두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기업에서 내놓은 브랜드로 화제가 됐다. 아지오는 2013년 사업을 끝냈지만 문 대통령이 신은 뒤 관심이 많아져 최근 다시 사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5월 원내대표 회동에서 착용한 강치 디자인의 넥타이 역시 중소기업 이응크리에이션스에서 독도 주권선포의 날을 기념해 만든 제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져 청와대 기념품으로 증정되는 시계도 중소기업인 거노코퍼레이션에서 만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