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7-11-10 11: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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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 후보.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명환·이호동·윤해모·조상수 후보.
민주노총을 이끌고 갈 새 위원장은 누가 될까?
문재인 정부 들어 노정관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신임 위원장은 향후 민주노총의 대정부노선을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시선이 몰린다.
◆ 민주노총 2대 직선위원장, 4파전 구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제9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이번 선거에서 위원장 후보는 모두 네 사람이 출마했다.
김명환 전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이호동 전 발전노조 위원장, 윤해모 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조상수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이 위원장 후보로 각각의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 런닝메이트와 함께 등록했다.
민주노총의 양대 계파는 민족해방(NL)계열의 국민파와 민중민주주의(PD)계열의 중앙파다. 기호1번 김명환 후보와 기호3번 윤해모 후보는 국민파, 기호4번 조상수 후보는 중앙파에 속한다. 기호2번 이해동 후보는 한상균 현 위원장과 같은 현장파로 분류되고 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철도민영화에 반대해 23일 동안 철도 파업을 주도했다. 올해 2월 대법원은 김 후보의 업무방해 혐의에 무죄를 확정했다. 김 후보는 비정파 산별조직 대표자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발전노조 초대위원장으로 2002년 공공부문 민영화에 맞서 철도·발전·가스부문 공동파업을 주도했다. 이 후보는 올해 초 정부가 발전사 상장을 추진하자 민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한상균 위원장을 배출한 노동전선 출신으로 좌파 활동가그룹의 지지를 받는다.
윤 후보는 사회연대노동포럼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윤 후보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을 맡고 있던 2007년 집행부 선거에서 지부장에 당선돼 현대차 노조 20년 역사상 첫 집행부 연임 기록을 세웠다.
조 후보는 2016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성과연봉제 반대 등을 내걸고 한국노총과 연대해 공동총파업을 진행했다. 서울시와 성과연봉제 도입은 단위 기관별 노사합의로 결정하기로 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민주노총은 7일 제주를 시작으로 28일 서울까지 16회의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11월30일부터 12월6일까지 1차 투표를 실시한 뒤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월14일부터 20일까지 결선투표를 한다.
새 지도부의 임기는 2018년 1월1일부터 2020년 12월31일까지다. 문재인 정부와 3년을 동행하는 만큼 이번 선거가 향후 노정관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네 후보 모두 문재인정부와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후보별로 다소 온도 차이가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대화의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첫 직선위원장 한상균, 대정부 강경노선 택해
이번 선거는 민주노총의 두번째 직선제 선거다. 민주노총은 대의원단에 의한 간선제로 지도부를 선출하다가 2014년부터 조합원 전원이 참여하는 직선제 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직선제 선거는 재적인원이 80만 명에 이르러 국가 공직선거 다음으로 규모가 큰 선거다. 조합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장·모바일·ARS투표는 물론 우편투표·이메일투표까지 이뤄진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2014년 뽑힌 민주노총의 초대 직선위원장이다. 한 위원장은 당시 51.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한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출신으로 해고자복직을 요구하며 171일 동안 고압송전철탑 농성을 벌이는 등 강성성향으로 분류됐다. 민주노총 본부나 노조지도부 활동 경력이 없어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장투쟁 경력이 높게 평가받아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맞서 총파업 등을 펼치며 강경하게 맞섰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쫓겨 조계사에 잠시 피신했다가 12월 체포된 뒤 구속수감됐다.
한 위원장은 1심에서 징역 5년, 2심에서 3년형을 선고 받았고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한 위원장은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 한 위원장은 10월 연합뉴스와 옥중 서면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150일이 지났지만 노정교섭은 실무 단계 논의에 그치고 있을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작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계 초청 만찬에 민주노총은 불참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달리 노사정위원회 복귀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위원장이 연말 성탄절 특사 때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해 11월 한 위원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의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다. 올해 9월에는 여야4당 대표와 만찬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한 위원장이 감옥에 있다”는 말에 “나도 한 위원장이 눈에 밟힌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