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오랜 수주가뭄을 끝낼 수 있을까?
올해 들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수주절벽을 벗어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영국 조선해운시장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9월 전 세계 선박 누적발주량은 1천593만 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7% 급증했다. 선박대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늘었다.
9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선박 수주잔량은 7511만 CGT로 8월 말과 비교해 0.7% 소폭 증가했다. 전 세계 수주잔량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한국 조선회사들의 수주잔량은 9월에 8월보다 69만 CGT 증가한 1665만 CGT로 나타났다. 한국 조선회사들의 수주잔량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11월과 12월에는 천연가스운반선과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해양생산설비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회사들이 초대형 선박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천연가스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량도 연말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주에도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수주절벽을 극복하긴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는 “단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전 세계 발주량이 늘어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과거 호황기 때만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706척으로 2002~2016년 연평균 발주물량의 7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위기가 오기 전인 2015년 이전 수준까지 회복은 역부족인 것이다.
국내 조선해양 업계 관계자도 “발주가 회복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수주가뭄을 해갈할 정도는 아니다”며 “앞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