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가 그동안 급등해오다 최근 들어 공매도에 비틀거리고 있다.
글로벌투자금융사인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 주가하락에 베팅을 하면서 셀트리온 주식 매도를 부추기고 있는데 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 셀트리온 주가, 모건스탠리 태클에 ‘주춤’
30일 셀트리온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6900원(3.94%)하락한 16만81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추석연휴 직후 이어지던 상승세가 끝나고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주가는 추석연휴가 시작하기 전날인 9월29일 14만2천 원으로 장을 마쳤고 추석연휴가 끝난 10월10일부터 급등세를 탔다.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고 18일에는 장중 2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9월29일 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이 결정됐고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미국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여러 호재가 주가상승에 반영됐다.
그러나 주가상승이 단기간에 과도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모건스탠리가 18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내건 사업목표는 비현실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투자의견 ‘비중축소’, 적정주가로 8만 원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서정진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강력한 실행력과 분명한 비전이 인상적이지만 지금 셀트리온은 가격 경쟁력도 부족한 데다 화이자, 암젠, 노바티스, 머크와 같은 자본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바이오시밀러 경쟁사로부터 강력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우리가 만나본 투자자들은 모두 서정진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 목표로 삼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시장점유율 목표치 30%와 트룩시마의 유럽시장점유율 목표치 50%가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존슨앤존슨의 실적발표에서 램시마의 미국 바이오시밀러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존슨앤존슨은 얀센의 모회사로 얀센은 램시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이 밝힌 레미케이드의 미국지역 3분기 매출은 12억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근거로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가 지난해 말 출시 됐지만 여전히 미국시장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가 공개된 다음날인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8.80%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24일과 25일에도 투자의견 ‘비중축소’, 목표주가 8만 원을 유지한 보고서를 잇달아 내놨다. 시장에 셀트리온 주식을 팔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 주가는 25일과 26일에도 각각 5.19%, 4.92% 하락했다.
◆ 모건스탠리, 셀트리온 공매도가 목적인가
모건스탠리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공매도 차익실현을 위해 일부러 셀트리온의 기업가치와 사업전망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13년4월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매도 세력때문에 회사를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
공매도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으로 다시 사서 빌렸던 주식을 갚은 뒤 차익을 남기는 매매기법이다.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과 관련해 대량의 공매도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공매도 잔액이 상장주식 수의 0.5% 이상이면 이를 공개해야 하는데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6월 30일이후 셀트리온 공매도 대량물량 보유자로 이름을 계속 올리고 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전후해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는 급증했다.
셀트리온 공매도 거래대금은 첫 보고서가 나오기 전날인 17일 752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으며 25일에도 647억 원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놓고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이 다시 공매도 세력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은 2011~2014년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방식 문제를 놓고 ‘분식회계’ 의혹이 일부에서 불거지자 공매도 세력은 각종 루머와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시장에 퍼뜨렸다.
서 회장은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선포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대응이 쉽지 않았다. 검찰수사에도 공매도 세력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공매도 논란은 모건스탠리라는 주도세력의 실체가 확인된다는 점에서 당시와 차이가 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공매도를 의식하지 말라고 요청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 회장은 9월29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서도 “공매도를 놓고 우려들이 많은데 이제 공매도를 신경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