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0-30 14: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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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장기적으로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0일 “대우조선해양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규수주가 부진한 탓에 2019년까지 매출감소가 지속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지닌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수주를 바탕으로 2020년에 매출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모두 73억 달러 정도의 수주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14년 신규수주를 149억 달러 규모로 확보한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가 LNG운반선을 주문받아 인도하기까지 일반적으로 3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는 인도하기까지 5년 정도 걸린다. 2015년부터 이어진 수주절벽이 2019년 실적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이 신규수주를 지원하지 않아 중장기 성장전망이 밝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사가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를 한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수주를 응원할 유인이 적다”며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의 몸집을 줄여 매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 대우조선해양의 중장기 수주전략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헤비테일은 처음에 발주처로부터 수주를 따낼 때 10~30%의 선수금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인도시점에 한꺼번에 수령하는 방식의 계약을 말한다.
이 방식으로 일감을 확보할 경우 초기에는 일부 선수금이 들어와 회사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배를 만드는 기간까지 나머지 금액을 모두 자체자금으로 조달해야 해 자금사정이 나빠질 수도 있다.
KDB산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알짜회사로 탈바꿈해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뒀는데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몸집이 작은 편이 유리하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수주를 마냥 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 등 LNG 관련 수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성장성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황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LNG부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LNG운반선 수주잔고 점유율이 전 세계 1위”라며 “향후 미국에서 LNG수출이 늘어나면 LNG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발주증가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기업들은 미국산LNG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LNG플랜트를 대규모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LNG플랜트 건설계획이 현실화한다면 LNG운반선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부문에 강점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