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감축(Cut), 총수부재(Absence), 세대교체(Next), 올드보이 퇴진(Delete), 젊은 연구인력 강세(Young, Engineering, Supervisor).
올해 연말 주요기업 인사 키워드로 꼽힌 말이다. 앞 글자를 따 ‘캔디(CAND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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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총수 부재 속에 임원감축과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젊은 공학도 출신의 인사가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6일 올해 재계 인사 예측을 이렇게 내놓았다.
이 연구소는 올해 연말 주요기업들이 임원인사를 실시한 뒤 재계가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봤다. CXO연구소는 실적둔화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연말 임원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100대 기업 임원도 올해보다 200~300명 가량 줄어든 6900~7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은 2009년 5600명에서 해마다 늘어 올해 초 7200명이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임원을 늘려 실적을 개선하고 성장동력을 마련해왔으나 올해 연말 이후 이런 전략을 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임원을 대폭 감축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최대한 직원을 더 많이 줄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며 “1만 명의 직원 가운데 10%만 감원해도 600억~800억 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총수가 부재중이거나 경영승계 작업이 한창인 상당수 그룹의 경우 임원인사가 더욱 복잡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오 소장은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 결정도 미뤄지면서 신사업 개척을 위한 임원 인사는 답보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경영권 승계와 무관한 기업일수록 위기극복 차원에서 친정체제를 확고하게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을 시작으로 후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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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이에 따라 전문경영인들과 가신그룹들이 물러나고 젊고 유능한 공학도 출신이 임원인사에서 강세를 보이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1966~1969년 태어난 신소재 개발 관련 연구인력이 중용되고 소프트웨어 전문가 영입작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또 학력과 성별파괴 인사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예측됐다.
오 소장은 “올 연말 임원인사는 실적개선과 경영승계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2~4세 오너 기업가들이 인재 발탁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며 “그 결과 기업명운도 달라질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