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0-22 00: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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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한국 이커머스시장에 진출할까?
아마존이 최근 한국에서 활동의 보폭을 넓히면서 한국시장 진출 가능성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아마존, 한국 진출설 모락모락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의 한국 이커머스시장 진출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아마존은 9월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판매자들이 물류센터ㆍ고객지원센터 없이도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 185개국, 3억 명 이상의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셀링’를 소개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은 한국 판매자와 해외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역직구’ 서비스로서 이를 통해 아마존은 한국에서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아마존은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신디 타이 아마존 아태지역 부사장은 “한국시장 진출을 놓고 구체적 정책은 밝힐 수 없다”며 “다양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확장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북미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대륙 내 13개 국가에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글로벌 최대 온라인 유통사다. 지난해 매출만 156조 원이고 판매하는 품목 수만 9억5천 개 이상이다.
아마존의 한국시장 진출설은 7월 외신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한국지사인 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를 통해 약 50명 규모의 정규직과 인턴십 채용을 진행했는데 이전까지 채용하지 않았던 마케팅부문의 인력들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영국 전문지 더 스택은 “한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장 중 하나로 앞으로 2년 안에 영국과 독일을 능가할 것”이라며 “아마존이 마케팅 직원들을 추가하면서 한국에서 온라인 소매판매 영역을 확대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커머스 정보지 테임베이도 “한국시장은 이베이가 진출한 해외시장 중 세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아마존은 한국에서 이베이코리아와 정면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존은 인력채용에 이어 국내에 전자지급결제대행(PG)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해외 주요국에 진출시 기존 현지 PG사 등 외부업체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PG업체를 구축하고 사업을 진출해왔다.
◆ 아마존이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길
아마존이 한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첫 번째로 아마존이 한국 이커머스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것이다.
▲ 김범석 쿠팡 대표가 2015년11월3일 로켓배송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은 1998년 영국으로 진출할 영국의 온라인서점 판매업체 ‘북페이지’를 인수했고 독일 진출 때도 독일 최대 온라인서점 ‘텔레북’을 매입했다. 2004년 중국 진출 당시에도 전자상거래업체 조요닷컴을 사들였다.
아마존이 인수합병을 선택할 경우 그 업체가 구축해놓은 인프라에 아마존의 브랜드 파워와 축적된 노하우, 글로벌 배송시스템을 더하면 단숨에 현지이커머스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인수합병 가능성을 놓고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에서 아마존은 최대 무기인 ‘배송’을 장점으로 내세우기 어렵다.
아마존은 10여 년에 걸쳐 구축한 물류시설을 기반으로 1~2일안에 배송이 가능한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99달러만 내면 2일 안에 모든 물품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출시했고 아마존 프라임은 아마존이 미국과 독일, 일본 등지에서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가 되는 밑거름이 됐다.
반면 한국은 영토도 좁고 전자상거래와 배송시스템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한국 이커머스사업들은 아마존을 능가하는 배송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이커머스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이커머스업체들은 출혈경쟁을 펼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이 선택할 수 있는 두 번째 선택지는 ‘해외직구’시장 진출이다.
아마존이 한국어 웹사이트를 열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아마존이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까지 한국 직구족들은 아마존에서 해외결제가능 카드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고 배송대행지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아마존이 직접 진출한다면 결제와 배송, 상품의 다양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줄 수 있다.
세 번째 가능성은 한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파트너를 맺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시장에서는 오프라인업체와 온라인업체의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오프라인 식품업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고 미국 월마트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몰 Z닷컴을 인수했다.
아마존이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업계 일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8월 스타필드고양 개점식에서 “온라인 강화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가 많다”이라며 “올해 안에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