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국내 토종 호텔들이 글로벌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인관광객이 줄고 국내 호텔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15일 열었다. 이로써 롯데호텔은 토종 호텔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러시아에 두번째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
호텔롯데는 국내 호텔사업자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미국 뉴욕과 괌에 잇달아 호텔을 열었다.
올해만 미얀마 양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 니키타에 호텔과 리조트를 연다. 롯데호텔이 한 해에 해외에서 호텔을 3개 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8~2019년에는 러시아 사마라와 중국 옌타이, 선양과 청두에도 호텔을 연다.
호텔롯데는 2050년까지 호텔을 1천여 곳까지 늘려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들고 리스크가 높은 직접투자방식에서 벗어나 롯데호텔 브랜드를 빌려주는 위탁경영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해 위험을 줄이기로 했다.
전통적인 호텔사업은 임대료와 높은 인건비 비중 탓에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사업으로 꼽혔지만 위탁경영방식을 통해 저비용고효율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로 내년 상반기 베트남의 하노이와 다낭에 진출한다. 2006년 중국 쑤저우에 진지레이크 신라호텔을 연 지 12년 만이다.
호텔신라가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관광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비즈니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임피리얼팰리스와 한진그룹도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필리핀 팔라완에 진출한다. 팔라완지역의 호텔이나 리조트 가운데 최대 규모로 6월 착공해 2019년 하반기에 준공한다. 총사업비 1천억 원이 투입된다.
한진그룹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월셔그랜드호텔이 자리한 월셔그랜드센터를 열었다. 2014년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 자금만 10억 달러 이상 투입됐다.
이 호텔은 335m 높이로 미국 서부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상층부에 호텔, 저층부에 오피스가 자리한다.
이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유는 공급과잉과 사드보복 등으로 국내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내 관광호텔 수는 348개로 2014년 233개와 비교해 2년 만에 100개 이상 늘어났다. 공급은 늘어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드보복이 불거지면서 가장 큰 고객이었던 중국인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사드보복이 지나가더라도 국내외 정세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호텔사업은 기본적으로 사업구조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만 안주할 경우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 등으로 외국인관광객이 줄어들면 앉아서 타격을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 다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외국에 호텔을 열어 시장에 안착하면 글로벌 브랜드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외국인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의 국내 호텔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