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09-19 17: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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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LG전자가 가격경쟁력으로 바탕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20대 국회 최초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데 이어 김성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각각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휴대폰 제조사 및 전문매장에서 단말기를 판매하고 이동통신사와 대리점이 통신서비스 가입을 담당하는 식이다. 지금은 통신서비스 가입 및 단말기 구매까지 모두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이뤄진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의 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하게 되면 LG전자가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일반 가전제품처럼 전문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이동통신사의 유심(USIM)을 사서 끼워 쓰게 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단말기 가격경쟁을 하게 되고 이동통신사들은 순수하게 요금제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지속되는 스마트폰사업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제조단계에서 부품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원가절감에 힘쓰고 있는 만큼 단말기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의 플랫폼화, 모듈화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힘쓰고 부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재료비를 절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플랫폼화는 한 가지 스마트폰 시리즈를 바탕으로 복수의 파생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으로 최근 선보인 LG전자의 ‘Q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모듈화 역시 여러 개의 부품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드는 것으로 부품의 조립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국제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전략방향은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통해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놓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이와 관련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은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들은 12일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 단말기가격을 한국에서만 높이거나 낮추기 어렵다”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데 거기에서 온도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며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