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2017-09-10 17: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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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구원투수를 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바른정당이 가야할 길’이라는 글에서 “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말했다.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그는 “여기서 퇴보하면 죽고 전진하면 희망이 있다”며 “걸어온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나는 왜 정치를 하는지 우리는 왜 정치를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끝까지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전 대표가 자진사퇴한 뒤 이 대표의 공백을 메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유 의원이 거론되는 상황에 올라온 글이라는 점에서 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뜻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오를 수 있도록 당원들이 지지해 달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의원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는 “현재 당의 앞길에는 지지율을 더 올리고 국민의당과 정치개혁연대를 성사시키며 지방선거 승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고 한국당의 흔들기에도 단호하게 맞서며 오히려 한국당을 흔들 수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어려운 과제를 가장 잘 대처할 지도자가 바로 유승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 이 대표의 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의견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10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주 초에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를 구릴지 주 원내대표 권한대행체제로 갈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를 꾸리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자유한국당과 통합론은 잠잠해 질 수 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만의 ‘개혁보수’ 노선을 강조하며 통합론을 일축했다.
그는 “보수정치의 역사와 시대적 과제에 대한 깊은 성찰 위에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창당했다”며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서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겨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 쳐서야 되겠느냐”며 “허허벌판에 나와서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