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09-10 03: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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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새 주인을 맞이하면 '대우맨'이 다시 사장으로 돌아올까?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 출신인 송문선 수석부사장이 박창민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자리를 오래 지키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이사.
산업은행은 8월에 박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새 대표를 선임하는 절차를 따로 밟지 않고 산업은행 출신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내년 상반기 안에 대우건설 매각을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새 사장을 굳이 선임할 필요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우건설 매각주간사는 현재 매도자 실사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국내외 몇 개의 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기업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되더라도 현재 송문선 대표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건설업계는 대우건설 과거 이력을 살펴볼 때 건설업를 놓고 이해가 확고하고 많은 경험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대우건설 조직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는 인사가 대표에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 사장을 맡았던 인사들의 이력을 놓고 볼 때 대우건설 내부출신 인사가 다음 사장에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건설은 2000년에 대우그룹에서 분리되면서부터 전통적으로 대우건설 출신 인사가 사장을 맡아왔다.
남상국 전 사장과 박세흠 전 사장, 박창규 전 사장, 서종욱 전 사장, 박영식 전 사장 등은 모두 1974~1980년 사이에 대우그룹에 입사해 대우건설에서 오래 일한 ‘건설맨’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이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시기에도 대우건설 대표는 내부출신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 사장 출신인 박 사장이 대우건설 수장에 오르면서 순혈주의의 전통이 깨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조직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누가 새 주인이 되든 대우건설 출신을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것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박영식 전 사장과 이훈복 전무, 조응수 전 부사장 등이 다음 사장의 물망에 오른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해 6월에 박영식 전 사장과 이 전무를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사추위는 당시 두 후보를 놓고 면접과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장 재공모 절차를 밟았다.
사추위가 사장 공모절차를 개시할 경우 박 전 사장과 이 전무가 사장 발탁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박영식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에서 물러난 뒤 현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사장 선임과정에서 연임과 관련해 대우건설 내부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대우건설에서 사실상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전무는 최근 실시된 대우건설 인사에서 사업총괄을 맡으며 위상을 대폭 확대했다.
이 전무는 대우건설에서 국내 영업본부와 주택사업 담당, 공공영업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사장 재공모에서 도전장을 내밀어 박창민 전 사장과 2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조응수 전 부사장도 다음 사장에 오를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대우건설 사장 선임과정에서 박영식 전 사장과 경쟁해 탈락한 뒤 대우건설을 떠났으나 엔지니어 출신의 정통 대우맨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조 전 부사장은 대우건설에서 해외사업담당과 해외영업본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