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8월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새 스마트폰 V30을 선보이고 있다.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이 ‘V30’으로 스마트폰 흥행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V30은 외신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와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조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내놓은 5개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기대밖의 성적표를 받아들어 V30 흥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V30을 놓고 외신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어 LG전자 MC사업본부는 기대를 품고 있다.
미국 CNBC는 “V30은 갤럭시노트8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며 “시장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보도했고 포브스는 “V30이 저조도 촬영에서 갤럭시S8을 압도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조심스럽다. V30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노무라는 “V시리즈는 역사적으로 판매량이 적은 모델이고 LG전자 MC사업본부는 앞으로도 손실이 계속될 것”이라며 “MC사업본부를 크게 축소하거나 아예 접거나 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최강의 멀티미디어폰이라는 수식어답게 매니아층은 충분히 공략할 수 있으나 평범한 소비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포인트는 와닿지 않는다”며 “실적에 큰 변화는 낳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작인 갤럭시노트8이 램 6GB를 갖춘 것에 비교해 V30은 램이 4GB인 점, V30이 이번에 처음 적용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점 등도 약점으로 꼽힌다.
V30이 잇따른 호평에도 시장의 의심을 떨치지 못한 만큼 조 사장은 가격을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고객들이 반발할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 프리미엄폰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제품에 담긴 고객가치에 비해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V30의 흥행에 각오가 남다르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남겨진 마지막 패와 다름없다는 말도 듣기 때문이다.
V30의 최초 공개장소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IFA)를 선택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취약했던 유럽을 노리는 등 글로벌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 LG전자의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 |
조 사장은 MC사업본부장에 선임되고 올 연말로 꼭 3년을 채우게 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LG그룹 최연소 사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지만 MC사업부에서는 고난의 행군을 해왔다.
조 사장은 2015년 1월 MC사업부에 취임한 이후 9분기 내리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분기까지 누적적자는 1조5113억 원에 이른다. 올해 초 등기이사로 선임된지 1년 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신임이 있는 데다 LG그룹은 임원들에게 임기 3년은 보장하는 기조가 있어 계속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며 “이 때문에 V30의 성과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V30은 21일 갤럭시노트8과 동시에 공식출시된다. 출시를 앞당겨 대기수요를 확보하는 대신 정면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날 프리미엄폰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