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사체제에 있는 경쟁사들이 계열사 협업을 통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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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비이자이익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해 수수료수익 등이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7150억 원 규모의 비이자이익을 올렸다. 상위권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4763억 원, 4741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낸 것과 비교된다.
이 행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로 소매금융 쪽에서 이자수익을 많이 내기 어려워지자 자산관리를 통한 비이자수익을 거두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으로 삼고 펀드, 방카, 신탁, 4대연금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보이며 자산관리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군을 확대하며 자산관리부문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산관리 문턱을 낮춰 더 많은 고객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최소 자산관리 규모를 1억 원으로 정했는데 올해 3천만 원으로 하한선을 낮춰 다수의 소액 투자 고객을 끌어 모았다.
자산관리부문의 내부 경쟁력을 키우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우리은행의 자산관리사업단은 최근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펀드수익률관리위원회를 별도로 꾸렸다. 기존에는 금융상품 판매 수에 집중해 마케팅이나 영업 등에 인력을 집중했다면 펀드수익률관리위원회를 통해 사후관리에 신경을 써 고객들의 재투자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안에 ‘자산관리 전문 사내대학’도 만들어 임직원들에게 자산관리와 관련한 전문적인 지식과 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같은 지주계열사인 증권·보험사들과 복합점포를 꾸리며 종합자산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상위권 시중은행들은 모두 금융지주사체제에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금융계열사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모두 은행·보험·증권사를 통합한 복합점포를 확대하는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행장은 과점주주와 협업을 통해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지만 단일의사결정 체제로 돌아가는 지주사보다는 시너지 확대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도 결국 복합점포 시스템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잔여지분을 매각하고 지주사 전환을 이룬 뒤 계열사들을 보충할 수 있는 만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