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은 합리적 투자였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 교수는 “국민연금은 합병 직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1조 원 가량 보유하고 있었다”며 “합병이 무산되면 제일모직 주가의 폭락이 일반적인 견해였는데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를 막는 것이 합리적 투자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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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도 합병이 유리한 선택이었다고 증언했다.
신 교수는 “합병은 당시 삼성 주주들에게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았다”며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알박기 펀드로 더 큰 수익을 노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이익을 얻으니 개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다.
신 교수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장대로) 합병이 수익률에 나쁘다면 주식을 팔고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도 줄었어야 했다”며 “그러나 지분율 변화는 거의 없는데다 이 기간 주가는 오히려 15~20% 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증언에 나선 이유를 두고 “최순실 사태 이후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 다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보다 더욱 '정서'에 의해 진행되고 합리적인 증거나 논의가 다뤄지고 있지 않아 보인다”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말해 재판부의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