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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하이 고화질TV에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부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08 14: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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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하이그룹이 일본과 중국에 이어 미국에도 대형 TV패널 신규공장 건설에 나서며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TV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

프리미엄TV의 기준이 8K급 고화질TV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

  홍하이 고화질TV에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부담  
▲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왼쪽)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니혼게이자이는 8일 “홍하이그룹이 자회사인 샤프와 함께 미국에 8조 원 이상을 들여 10.5세대 규모의 새 대형 LCD패널공장을 짓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홍하이그룹이 건설계획을 밝힌 6세대 규모의 미국 신규공장과 별개로 지어지는 것이다. 6세대 공장에서는 주로 아이폰용 액정패널과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이 생산될 것으로 예정됐다.

10.5세대 신규공장은 생산할 수 있는 원판 면적이 넓어 대형패널 생산에 유리한데 샤프가 내년부터 출시를 앞둔 8K급 고화질 TV에 사용되는 65인치 이상 패널양산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홍하이그룹이 10조 원 가까운 금액을 들이는 중국의 10.5세대 신규공장과 샤프가 기존에 보유한 일본 디스플레이공장도 모두 대형 고화질TV 생산에 집중한다.

홍하이그룹과 샤프의 신규공장은 이르면 2019년부터 일제히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4K TV의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2020년이면 8K TV도 시장에서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수년 안에 홍하이그룹이 자체 TV패널의 압도적인 생산물량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8K TV시장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는 8K TV로 삼성전자의 대형TV와 LG전자의 올레드TV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맞경쟁을 노리고 있다”며 “신규공장 건설효과가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홍하이그룹은 올해 초부터 샤프의 LCD패널 공급을 삼성전자 등 외부고객사에 중단했다. 이후 샤프 브랜드의 자체 TV생산에 집중해 1분기 중국 TV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졌다.

샤프가 올해 TV 판매목표인 1500만 대를 달성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로 단숨에 도약하게 된다.

홍하이그룹은 8K TV 출시를 본격화하며 미국 등 선진시장에도 발을 넓힐 공산이 크다. 현재 미국에서 샤프 브랜드 사용권이 중국 하이센스에 넘어가 있지만 2020년에는 다시 샤프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주요 TV업체들은 프리미엄TV시장 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LCDTV의 가격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수익성이 높은 제품만이 실적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프리미엄TV의 판매비중은 전체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수익에 기여하는 폭은 약 40%에 이를 정도로 중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TV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준비돼 언제든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경우 곧바로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요 패널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대부분 중소형 올레드로 전환했고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8K급 패널의 생산능력과 원가경쟁력에서 샤프에 밀릴 수밖에 없다.

  홍하이 고화질TV에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부담  
▲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LG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첫 10.5세대 규모 공장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대부분이 올레드패널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레드패널은 8K급 고화질 구현도 아직 기술적으로 어렵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TV 시장이 고화질의 4K TV 비중확대와 8K TV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8K TV가 중심으로 자리잡으면 올레드TV는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중국업체들의 대형 LCD 공장증설이 장기적인 리스크로 꼽혀왔지만 회의론도 만만찮게 나왔다. 기술력 수준이 낮아 수율문제 등으로 실제 양산이 크게 늦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프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고화질TV 등에 이전부터 LCD패널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업체로 홍하이그룹의 막대한 자금력이 더해지면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홍하이그룹과 샤프는 중국과 일본, 미국정부의 지원도 모두 등에 업고 있다. 샤프는 일본 생산공장을 그대로 유지했고 중국 신규공장 투자에도 정부 지원을 받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확보했다.

특히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다. 트럼프의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과 샤프의 TV사업 확대에 최대장점은 ‘정치적 이점’”이라며 “미국이 정부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특혜를 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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