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분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 외부업체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5일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위탁생산사업을 분리했지만 양측의 입장은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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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사업부를 6월30일 별도법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리한 뒤 자회사로 편입한다. 파운드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키워내기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됐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위탁생산사업 매출규모가 작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갖춰내기 위한 대규모 투자 등 역량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도 최근 반도체 설계사업부와 위탁생산사업부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위탁생산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투자로 사업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현재 위탁생산사업에서 입지가 불확실하고 공정기술력도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라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기존 위탁생산기업에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파악했다. 전 세계적으로 위탁생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신규 생산투자에 나서기는 부담이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3D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신사업분야에 생산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스템반도체에 추가 투자를 벌이기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위탁생산사업에 드는 시설투자와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낸드플래시사업에 역량을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꾸준히 시스템반도체 기술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점을 두고 볼 때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