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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의 마음을 얻을까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09-29 1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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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의 마음을 사려고 애를 쓰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에 파업하려는 것이 회사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의 마음을 얻을까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권 사장의 호소가 직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오갑 사장은 29일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두 번째로 공개했다. 권 사장은 이 글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출퇴근길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점심을 함께 하면서 느낀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겠다는 한가지 마음으로 여러분을 찾았고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이제 여러분께 다시 변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인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제 과거를 탓할 여유가 없고 함께 뜻을 모아 출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저를 믿고 여러분의 뜻을 한 번만 더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사장은 23일부터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나흘 동안 출근길에 직원들과 손을 잡으면서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해왔다.

권 사장이 “변하겠다”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현대중공업의 노조 파업 추진이 회사에 대한 해묵은 불신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995년부터 19년 동안 갈등없이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해 왔다. 노조는 그동안 임금협상을 자제해 왔는데 위기에 처하자 회사가 일방적으로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불만이 이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10년 전쯤부터 임금이 제대로 오르지 않았다”며 “입사 10년차 노조원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3조563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호황을 누렸다. 그 전후로도 2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임금인상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기본급 대비 2.5% 인상 된 3만5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최근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2010년에도 노사는 기본급 4만8050원 인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울산에 같이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만7천 원 임금인상에 합의했고 2012년에도 9만8000원 인상했다.

올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임금인상 요구안이다.

이런 불만은 지난해 노조위원장의 선거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강성으로 분류됐던 정병모 위원장이 당선됐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노조는 “2009년 임금을 동결하는 등 회사에 양보하며 무파업 전통을 이어왔으나 근로자에 대한 처우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파업의 기로에 서있다.

노조가 진행하고 있는 파업 찬반투표의 투표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고민이 담겨있다.

권오갑 사장이 취임한 뒤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믿어달라”는 호소가 과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현대중공업은 물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에도 노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무리없이 임금협상안을 타결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의 마음을 얻을까  
▲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은 24일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원만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을 선언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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