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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범 환인제약 사장(왼쪽)이 프란체스코 한국산도스 아태지역 최고책임자와 2012년 항우울제인 산도스 의약품 3품목에 대한 판매제휴 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
환인제약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환인제약은 항우울제 등정신신경계 의약품 1위 회사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계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8일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종합하면 환인제약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환인제약의 3분기 매출액은 302억 원, 영업이익은 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20%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환인제약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1187억 원, 영업이익은 23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3%,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 연구원은 밝혔다.
환인제약의 이런 매출신장은 올해 들어 대표상품인 항우울제 ‘산도스’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무려 236% 늘어났기 때문이다.
환인제약은 정신신경계 의약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환인제약의 정신신경계 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은 15% 정도로 국내 1위다.
환인제약의 매출신장은 그만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우울증 환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6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국내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위험이 높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31.2명으로 미국의 두 배에 이른다. 국내 자살률은 10년 연속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환인제약의 매출이 늘어나는 데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점도 작용한다.
그동안 정신질환을 숨겼다. 그러나 요즘 정신질환을 드라마나 영화소재로 활용할 정도로 친숙해졌다. 최근 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이 출연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남녀 주인공이 모두 정신질환을 겪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부도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축소하는 등 정신질환으로 사회적 불이익을 겪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 2015년부터 기존의 정신보건법을 ‘정신건강증진법’으로 바꾼다.
그동안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5%대에 머물렀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 앞으로 가벼운 정신질환을 앓을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신의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울증 환자들은 그동안 사회적 인식 때문에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아 병을 키운 경우가 많다”며 “내년부턴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의료기관 방문율을 높여 경증환자를 치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환인제약의 주가도 뛰고 있다. 환인제약 주가는 올해 들어 76% 이상 올랐다.
환인제약은 1978년 서울대 약대 출신의 이광식 회장이 설립한 중견제약업체다. 이 회장은 첫 직장인 종근당을 나와 환인제약을 세웠다. 이 회장은 신경정신과 치료제 분야라는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원범 사장이 2012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이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로 환인제약을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