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주력모델의 노후화로 판매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곳곳에서 악재가 자리잡고 있어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미국, 한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과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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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
기아차는 1분기 미국에서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 한국에서 모닝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다.
K5, 쏘렌토, 싼타페 등 주력 모델이 노후화하면서 미국에서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수익성까지 악화했다.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신차를 출시한 현대차에 밀리면서 판매부진이 깊어졌다.
기아차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스포츠 세단 스팅어,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새 프라이드 등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는 특히 스팅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스팅어가 기아차 판매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편이지만 RV차량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내외 판매실적은 모델 노후화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떨어지는 추세”라며 “당분간 미국에서 판매감소와 인센티브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봤다.
기아차는 판매부진에 더해 미국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에서는 통상임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전진 생산기지로 마련한 멕시코공장은 가동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통상임금 관련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최대 2조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봤다.
게다가 국내, 미국 등에서 세타2엔진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는 데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아차는 올해 들어 현지딜러들과 재고부담에 따른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데서 사드문제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기아차는 올해 들어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신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딜러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사드문제로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신차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연구원은 “기아차는 3월 중국에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공장판매와 현지판매가 각각 68%, 46% 감소했다”며 “판매부진으로 딜러들과 갈등이 심화됐고 사드문제 등으로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당분간 판매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매출 51조3920억 원, 영업이익 2조170억 원을 낼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18% 줄어드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인센티브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중국, 멕시코에서 공장 가동률과 손익이 악화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실적부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도 맥을 못췄다.
기아차 주가는 전날보다 1.73% 떨어진 3만41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