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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구진 "탄소중립 달성해도 기후불평등은 오래 이어져, 더 빨리 온실가스 줄여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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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구진 "탄소중립 달성해도 기후불평등은 오래 이어져, 더 빨리 온실가스 줄여야"
▲ 지난달 발생한 네팔 홍수 참사 현장. 네팔 홍수는 기후불평등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네팔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국가임에도 기후변화로 발생한 재난 영향에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피해를 입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국가·지역 간 불평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순제로(탄소중립) 수준까지 감축하더라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소득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영향의 불평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버른대 연구진은 탄소중립과 '탄소 네거티브(배출량 순제로를 넘어 대기 중의 온실가스까지 제거하는 상황)' 등 서로 다른 기후변화 대응 경로를 가정한 기후모델링 실험을 통해 배출량 감축 이후 지역별 기온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각 지역의 인구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결합해 소득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노출 격차를 살펴봤다.

연구진은 특히 기온 상승이라는 '신호(S)'가 평년의 자연적인 기온 변동성이라는 '잡음(N)'에 비해 얼마나 두드러지는지를 나타내는 '신호 대 잡음비(S/N비율)'를 활용했다.

신호는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 변화로 설정하고 잡음은 산업화 이전 기후에서 나타나는 연평균 기온의 자연적인 변동성으로 정의했다.

기온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열대 지역에서는 같은 정도의 기온 상승이라도 자연적인 변동 범위를 벗어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 신호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탄소 배출이 중단된 이후에도 저소득 지역과 고소득 지역 사이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불평등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 인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절반씩 나눴을 때 소득 하위 50% 지역의 S/N 비율 중앙값은 배출 중단 이후 90년이 지난 시점에도 상위 50%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탄소중립만으로는 기후불평등이 곧바로 해소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앤드류 킹 멜버른대 박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탄소중립을 지키는 것에 가까운 경로를 따르더라도 현재 온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평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더 많이 유발한 부유한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이 아니며 오히려 적게 배출한 이들이 더 큰 피해를 겪는다"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량을 순배출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추는 탄소 네거티브 정책이 장기간 지속됐을 때 일부 지역에서는 온난화 신호가 점차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후불평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시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탄소 네거티브 정책을 50년 이상 지속해야 현재 증가하고 있는 기후불평등이 해소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소 배출을 중단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현재 저소득 지역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 악영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30년, 2045년, 2060년에 탄소중립이 달성되는 상황을 가정해 분석을 진행했는데 배출 중단이 늦어질수록 저소득 지역에서 감지되는 온난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킹 박사는 "탄소중립에 도달해도 우리는 이미 대기에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 상태"라며 "그 영향은 수 세기 동안 지속될 것이고 쉽게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조기에 달성할수록 탄소중립 달성 이후에도 장기적 온난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기후불평등도 제한하려면 더 빨리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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